카슈끄지 약혼녀 "국제사회, 사우디 단죄 실패…방종 조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젠기즈, 영국 매체와 인터뷰…"범죄 재발한다면 국제사회 책임 더 커져"
가디언 "美, 젠기즈 신변 위험 우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참혹하게 살해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약혼녀가 사우디의 무법자 행태와 이를 부추기는 국제사회의 묵인을 거듭 성토했다.
카슈끄지의 터키인 약혼녀 하티제 젠기즈(37)는 워싱턴에서 한 인터뷰에서 "그들은 자신의 행위에 처벌을 받지 않고, 국제사회는 그냥 넘어가기로 택했기에 그들은 지금도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고 사우디와 국제사회를 비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4일(런던 현지시간) 전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국정연설 현장 참석을 앞두고 인터뷰를 한 젠기즈는 "(국제사회는) 사우디가 자신들의 목표를 더욱더 밀어붙이도록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젠기즈는 "이제 나를 비롯한 누군가가 무슨 일을 당한다면, 그들이 어떻게 여길까?"라며 "국제사회에 책임, 이중으로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때 사우디의 주류에 속했다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등 왕실 비판자로 전향한 카슈끄지는 2018년 10월 2일 결혼에 필요한 서류를 수령하러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갔다가 자신을 기다리던 사우디 요원들의 손에 살해당했다.
사건 초기 책임을 부인하던 사우디는 터키 당국이 흘린 '증거'로 인해 결국 카슈끄지의 피살을 시인했지만, 살인은 사우디 요원들의 '독단적' 범죄이며 무함마드 왕세자의 지시는 아니었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유엔 초법적 살해 특별조사관 아녜스 칼라마르는 사우디 정부의 지시를 받은 암살조가 사전에 세운 계획에 따라 카슈끄지를 초법적으로 살해했다고 결론 내렸다.
미국 정보당국은 별도 조사를 벌인 결과 중간에서 높은 수준에 이르는 상당한 확신을 가지고 무함마드 왕세자가 살해를 지시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국제적 압박이 고조하자 무함마드 왕세자는 미국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특히 살인범들이 사우디 정부 소속이라는 점에서 (살인이)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고 말했지만 살해 지시를 시인하지는 않았다.
사우디 재판부는 비공개 밀실 재판에서 5명에게 사형을 선고하면서도 '암살작전' 모의·지시에 가담한 혐의를 받은 무함마드 왕세자의 수석보좌관 사우드 알카흐타니 등 유력 인사 3인에게는 무죄 판결했다.
젠기즈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내 책임' 발언을 두고 "한편으로 MBS(무함마드 왕세자의 약칭)가 책임을 인정한다고 말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책임으로부터 달아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MBS가 인터뷰에서 말한 대로 정말로 책임이 있다면 그는 왜 5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는지 설명하지 않는가? 그들은 누구이며 나머지 용의자들은 어떻게 됐는가?"라고 반문하며 사우디 판결을 불신했다.
카슈끄지 피살 당시 사우디 총영사관 밖에서 약혼자를 기다린 젠기즈는 다시는 그를 볼 수 없었다.
젠기즈는 그의 '실종' 당시부터 진상 규명과 책임자 단죄를 촉구하는 활동가로 헌신했다.
미국 정부는 사우디의 '눈엣가시'가 된 젠기즈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보당국은 작년 여름 젠기즈의 영국 방문 당시 영국 측에 젠기즈를 주시하라고 요구했다고 가디언이 최근 보도했다.
젠기즈는 이날 인터뷰에서 공격 목표물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시달린다고 호소하면서 "(두려움이) 정상적인 인간으로서 삶을 방해한다"고 털어놨다.
젠기즈는 또, 카슈끄지가 생전에 휴대폰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왓츠앱으로 사우디 왕실 인사 등과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말해 사우디의 왓츠앱 해킹설에 무게를 실었다.
최근 여러 정보기술(ICT) 보안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이스라엘 보안기업의 기술을 동원해 카슈끄지와 주변 지인뿐만 아니라 여러 반정부 인사의 왓츠앱 애플리케이션을 해킹한 의혹을 잇달아 제기했다.
젠기즈는 "국제적으로 이러한 (메신저 스파이웨어) 프로그램 사용을 막아야 할 분명한 필요가 있다"며 "이것이 국제범죄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연합뉴스
가디언 "美, 젠기즈 신변 위험 우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참혹하게 살해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약혼녀가 사우디의 무법자 행태와 이를 부추기는 국제사회의 묵인을 거듭 성토했다.
카슈끄지의 터키인 약혼녀 하티제 젠기즈(37)는 워싱턴에서 한 인터뷰에서 "그들은 자신의 행위에 처벌을 받지 않고, 국제사회는 그냥 넘어가기로 택했기에 그들은 지금도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고 사우디와 국제사회를 비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4일(런던 현지시간) 전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국정연설 현장 참석을 앞두고 인터뷰를 한 젠기즈는 "(국제사회는) 사우디가 자신들의 목표를 더욱더 밀어붙이도록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젠기즈는 "이제 나를 비롯한 누군가가 무슨 일을 당한다면, 그들이 어떻게 여길까?"라며 "국제사회에 책임, 이중으로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때 사우디의 주류에 속했다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등 왕실 비판자로 전향한 카슈끄지는 2018년 10월 2일 결혼에 필요한 서류를 수령하러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갔다가 자신을 기다리던 사우디 요원들의 손에 살해당했다.
사건 초기 책임을 부인하던 사우디는 터키 당국이 흘린 '증거'로 인해 결국 카슈끄지의 피살을 시인했지만, 살인은 사우디 요원들의 '독단적' 범죄이며 무함마드 왕세자의 지시는 아니었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유엔 초법적 살해 특별조사관 아녜스 칼라마르는 사우디 정부의 지시를 받은 암살조가 사전에 세운 계획에 따라 카슈끄지를 초법적으로 살해했다고 결론 내렸다.
미국 정보당국은 별도 조사를 벌인 결과 중간에서 높은 수준에 이르는 상당한 확신을 가지고 무함마드 왕세자가 살해를 지시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국제적 압박이 고조하자 무함마드 왕세자는 미국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특히 살인범들이 사우디 정부 소속이라는 점에서 (살인이)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고 말했지만 살해 지시를 시인하지는 않았다.
사우디 재판부는 비공개 밀실 재판에서 5명에게 사형을 선고하면서도 '암살작전' 모의·지시에 가담한 혐의를 받은 무함마드 왕세자의 수석보좌관 사우드 알카흐타니 등 유력 인사 3인에게는 무죄 판결했다.
젠기즈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내 책임' 발언을 두고 "한편으로 MBS(무함마드 왕세자의 약칭)가 책임을 인정한다고 말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책임으로부터 달아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MBS가 인터뷰에서 말한 대로 정말로 책임이 있다면 그는 왜 5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는지 설명하지 않는가? 그들은 누구이며 나머지 용의자들은 어떻게 됐는가?"라고 반문하며 사우디 판결을 불신했다.
카슈끄지 피살 당시 사우디 총영사관 밖에서 약혼자를 기다린 젠기즈는 다시는 그를 볼 수 없었다.
젠기즈는 그의 '실종' 당시부터 진상 규명과 책임자 단죄를 촉구하는 활동가로 헌신했다.
미국 정부는 사우디의 '눈엣가시'가 된 젠기즈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보당국은 작년 여름 젠기즈의 영국 방문 당시 영국 측에 젠기즈를 주시하라고 요구했다고 가디언이 최근 보도했다.
젠기즈는 이날 인터뷰에서 공격 목표물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시달린다고 호소하면서 "(두려움이) 정상적인 인간으로서 삶을 방해한다"고 털어놨다.
젠기즈는 또, 카슈끄지가 생전에 휴대폰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왓츠앱으로 사우디 왕실 인사 등과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말해 사우디의 왓츠앱 해킹설에 무게를 실었다.
최근 여러 정보기술(ICT) 보안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이스라엘 보안기업의 기술을 동원해 카슈끄지와 주변 지인뿐만 아니라 여러 반정부 인사의 왓츠앱 애플리케이션을 해킹한 의혹을 잇달아 제기했다.
젠기즈는 "국제적으로 이러한 (메신저 스파이웨어) 프로그램 사용을 막아야 할 분명한 필요가 있다"며 "이것이 국제범죄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