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경기 헤딩 결승골로 ACL 본선행 견인…"여전히 도전하는 입장"
공격수로 '2년차' 서울 박동진 "올해도 열심히 달려야죠"
프로축구 FC서울의 공격수 박동진(26)은 지난해 최용수 감독의 '야심작' 중 한 명이었다.

원래 수비수였다가 2019시즌을 앞둔 괌 전지훈련에서 최 감독의 선택으로 공격수로 변신한 그는 K리그1(1부리그)에서 6골 3도움이라는 기록과 함께 서울의 주축 공격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프로 4년 차에 대성공을 거둔 그에게 지난해는 축구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공격수로서의 첫해는 적응하면서 뚜렷한 성과를 냈다면, '공격수 2년 차'인 올해는 준비 과정부터 철저히 공격에 집중하며 완전히 꽃을 피워야 하는 시기다.

시즌 첫 경기부터 존재감은 확실했다.

박동진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크다(말레이시아)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스 플레이오프 홈 경기에서 후반 4분 오른쪽에서 황현수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올라오자 골 지역 중앙에서 솟구쳐 올라 헤딩골을 꽂았다.

수비 라인 뒤에서 달려 들어오며 상대 선수들 사이에서 한 뼘 더 높은 타점으로 '헤딩 슛의 정석'을 선보였다.

파상공세를 펼치고도 마무리를 짓지 못하거나 상대 샤릴 사아리 골키퍼의 잇단 선방에 막혀 페널티킥 한 골만 기록한 전반전 경기력에 아쉬움이 남았을 법한 최용수 감독도 흡족한 표정으로 박수를 보낸 멋진 골이었다.

공격수로 '2년차' 서울 박동진 "올해도 열심히 달려야죠"

팬들이 부르는 응원가에서 '서울의 미친개'라고 불릴 정도로 그는 전방에서 끊임없는 움직임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상대를 부담스럽게 만드는 스타일이다.

크다와의 경기에서도 높은 활동량 속에 여러 차례 헤딩 슛을 시도하더니 기어코 머리로 골 사냥에 성공했다.

팀의 중심을 확실히 잡으며 페널티킥으로 2020년 첫 골의 주인공이 된 박주영에 첫 필드골을 터뜨린 박동진까지, 새해 첫 경기의 투톱이 시즌 1·2호 골을 책임진 덕분에 서울은 가벼운 시즌 첫발을 뗄 수 있었다.

박동진은 "(박)주영이 형이 첫 골을 넣어 경기가 순조롭게 풀린 것 같다.

저는 헤딩 슛을 시도한 게 계속 약하게 날아갔어도 느낌은 좋았는데, 골을 넣게 돼 기쁘다"며 뿌듯해했다.

다른 팀보다 일찍 시작한 포르투갈 전지훈련에서 다양한 유럽 팀과 경기하며 경쟁력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는 그는 "첫 경기는 매우 고무적이었다"면서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3년 만에 AFC 챔피언스리그(ACL)에 복귀해 장거리 원정을 포함한 경기 수가 늘어나면서 서울은 여전히 '추가 전력 보강'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최용수 감독과 과거 호흡을 맞췄던 브라질 출신 공격수 아드리아노 등의 합류는 박동진에겐 입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다.

하지만 박동진은 "저는 지난해와 다를 것 없이 도전하는 입장이다.

겸손한 자세로 임할 뿐"이라며 "주어진 자리에서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날 거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시즌의 목표에 대해서도 "팀의 목표가 곧 개인의 목표다.

작년보다 좋은 성과를 낼 것 같다"면서 "올해도 열심히 달려야죠"라며 미소 지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