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 30~31일 이틀 동안 전세기 네 편을 투입해 현지 교민과 유학생을 귀국시키기로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우한 폐렴 대응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재외국민 보호 차원에서 이같이 결정했다.정부는 우한행 전세기를 통해 신속대응팀도 투입한다.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을 팀장으로 한 신속대응팀은 우한 총영사관의 행정 업무를 보강할 외교관들과 의사, 간호사 등으로 구성된다.하지만 정부 대응이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전날 띄운 전세기가 28일 우한에 도착해 자국 외교관과 가족 등 230여 명을 태우고 캘리포니아로 향했다. 일본도 이날 전일본공수(ANA) 전세기 한 대를 띄워 우한에 체류 중인 일본인 650여 명 중 200명가량을 1차 귀국시켰다. 일본은 향후 추가로 나머지 귀국 희망자도 이송할 계획이다.외교부에 따르면 우한에 체류 중인 국민 700여 명이 전세기 탑승을 신청했다. 중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중국 국적자는 한국 국민의 가족이라도 탑승할 수 없다. 발열, 구토, 기침, 인후통, 호흡곤란 등 의심증상자 역시 탑승이 불가능하다.정부는 귀국자들을 충남 천안의 공무원 교육시설과 청소년수련원에 격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격리 지역을 아직 특정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잠복기인 14일간 의사가 옆에서 상주하며 24시간 관찰한 뒤 특별한 증세가 없으면 격리는 해제된다.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천안 시민들은 “교통의 중심지이자 대학가가 있는 도심에 격리시설을 설치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천안시 유량동에 있는 우정공무원교육원은 천안종합터미널에서 차량으로 10분, 천안역에서는 15분 거리에 있다. 인근에는 우정사업본부 공무원 관사와 천안시태조산청소년수련관, 카페와 음식점 수십 곳이 들어서 있다.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주변에는 초·중·고등학교와 아파트가 인접해 있다.한편 외교부는 이날 홍콩과 마카오를 포함한 중국 전 지역에 여행 경보 2단계(여행 자제)를 신규 발령했다. 우한 폐렴 발원지인 우한시를 포함한 후베이성 전역 여행 경보는 지난 25일자로 적용된 3단계(철수 권고)를 유지했다.이미아/임락근/천안=강태우 기자 mia@hankyung.com
우한·인근 지역 교민 700여명 신청…중국 의료진도 함께 탑승자 검역귀국 직후 '공무원시설'에 격리…잠복기 2주간 '밀착 감시'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과 인근 지역에서 한국 정부가 제공할 전세기 탑승을 앞둔 한국인은 700여명이다.정부는 28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정부종합청사 별관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이들 수송 계획과 검역 절차, 귀국 후 격리 조치 등을 설명했다.◇ 5시간 전 공항 도착해야…시내→공항 셔틀버스도 투입정부가 투입하는 전세기 4편을 이용해 귀국하기를 희망한 현지 체류 한국인은 총 700여명으로 사전 접수 결과 파악됐다.이들의 탑승 순서와 좌석은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과 그 보호자(1인), 24개월 미만 유아 및 보호자(1인) 등 우선순위에 따라 배정된다.주우한 대한민국 총영사관은 이날 공지를 통해 "30∼31일 전세기 파견을 추진 중이나 아직 중국 정부와 협의가 끝나지 않아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탑승일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일정이 확정되면 모든 탑승 예정자는 출국 시간 최소 5시간 전까지 전세기가 출발할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정부 당국자는 "공항집결은 원칙적으론 자가 교통수단을 활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아직 우한 시내 대중교통이 일부 이용 가능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다만 교통수단을 찾지 못해 공항에 오지 못하는 한국인 있는 경우에 대비해 우한 시내 4곳(영사관·장한대·우한대·왕커)을 집결지로 선정, 셔틀버스 12대를 임차해 공항까지 이동시킬 계획이다.탑승 예정자 중 우한 시내가 아닌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의 경우 개별적으로 공항으로 이동해야 한다.정부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통행 허가 요청 공문을 후베이성 외사판공실 및 공안청, 우한시 외사판공실·공항안국에 보내 협조 요청할 계획이다.그럼에도 이들이 교통편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을 고려해 가장 마지막 비행편으로 배정할 예정이다.◇ 탑승 전 중국 의료진도 함께 검역…유증상자·의심자 탑승 불가공항에 집결한 탑승 예정자 전원은 탑승 전 양국 의료진에 의해 검역 절차를 밟게 된다.정부는 감염 유증상자 또는 의심자(발열, 기침, 호흡곤란, 구토 등)의 경우 현지 공항에서 탑승이 제한될 수 있으며, 중국 당국에 의해 격리될 수 있다고 탑승 신청자들에게 사전에 안내했다.총영사관은 이날 공지에서도 "중국 측은 37.3도 이상의 승객 경우 항공기에 탑승할 수 없으며 격리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혀왔다"고 확인했다.모든 승객은 마스크 등 보호장비를 착용해야만 한다.정부는 사전에 탑승 예정자 전원에 대해 전세기 탑승 동의서와 건강상태 질문서 등을 제출하도록 했다.탑승 전 증상이 없었던 사람이라도 비행 중 혹은 비행 직후 이상반응이 나오면 즉시 국가 지정 음압병실로 이송된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전세기가 국내 도착시 탑승자들은 공항에서 다시 한번 검역 절차를 밟게 된다.다만 정부는 이들이 어느 공항을 통해 입국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정부 당국자는 "일반 승객들과 철저히 분리된 시설을 갖춘 공항에서 검역과 입국심사를 하도록 하는 조건을 갖춘 공항을 활용할 예정"이라고만 설명했다.◇ 임시생활시설서 '24시간 밀착감시'…14일 후 귀가전세기 탑승자 중 검역을 마친 이들은 곧바로 정부가 마련한 임시생활시설로 한 번에 이동하게 된다.관계 당국은 14일간 지속적으로 이들의 증상 발현 여부를 체크할 계획이다.사실상 이곳 시설에서 '24시간 증상 감시'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격리 기간 중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정밀검사 등을 거쳐 확진 시 국가지정 음압병상으로 곧장 이송돼 치료를 받게 된다.임시생활시설에서 지낸 귀국자 중 증상이 없는 이들은 의학적 잠복기인 14일이 지나면 귀가한다.정부 당국자는 "(귀국자 전원은) 무증상자만 시설로 오게 되며, 환자가 절대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꺼번에 귀국하게 되면 오히려 국가방역체계 측면에서상당한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탑승권, 1인당 30만원…재외국민긴급지원 예산으로 전세기 임차전세기 탑승자들은 입국한 뒤 내달 28일까지 지정된 외교부 계좌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탑승권 구입비용은 성인의 경우 1인당 30만원, 소아(만 2∼11세)는 22만5천원, 동반 유아(만 2세 미만)는 3만원이다.외교부는 전세기 탑승 신청서에서 납기일 내 입금하지 않는 경우에는 연체료가 부과된다고 사전에 안내했다.이와는 별개로 정부는 재외국민긴급지원용 예산으로 책정된 10억원을 전세기 임차료로 투입한다는 계획이다.외교부 당국자는 "대략적으로 계산해본 결과 이 예산으로 일단은 충당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연합뉴스
KBS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늘어나는 것을 사회적 재난 상황으로 보고 재난방송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KBS는 첫 확진자가 나왔던 지난 20일, 재난 방송 매뉴얼에 따라 재난방송 1단계를 적용해 예방수칙 정보를 스크롤 방송하기 시작했으며, 질병관리본부의 관련 브리핑이 있을 때 뉴스특보를 긴급 편성해 적극적으로 알렸다. 또 설 연휴 직전이던 23일에는 KBS 1TV '뉴스9'의 3분의 2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관련 소식으로 채웠으며,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출연해 정부의 방역 상황에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토록 했다. 또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수칙을 안내하는 스폿을 제작·방송해 시청자들에게 예방 방법을 적극적으로 알렸다.연휴 마지막 날인 26일부터 비상 근무 체제를 가동해 질병관리본부의 브리핑이 있을 때마다 뉴스 특보를 편성, TV와 라디오 등을 통해 방송했다. 정규 뉴스 시간에는 시간을 늘려 뉴스특보 형태로 방송했으며 27일 '뉴스9'은 특집뉴스로 1시간 확대 편성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종합적이고 입체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28일 아침 '뉴스광장' 역시 상당 부분 재난방송에 준하는 방송으로 진행했다. 또한 1TV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를 통해서는 60분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어떻게 대처할까?'를 주제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무엇인지 증상과 예방법까지 자세히 소개했다. 이날 밤 10시부터는 1TV에서 당초 편성한 '역사저널 그날-집으로 가는 길'을 1주일 연기하고, '긴급대담 신종 코로나 확산 방역 초비상'을 생방송하는 등 가능한 모든 매체를 통해 재난방송을 이어가고 있다.KBS뉴스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1월 27일 오후 3시 30분부터 디지털 재난 섹션을 가동해 관련 정보와 현황을 일목요연하게 전달하고 있으며 인터넷에 난무하는 가짜뉴스의 진위를 확인해 바로잡는 디지털 기사를 신속히 생산해 유통하고 있다. '뉴스특보'는 유튜브 등 외부 플랫폼으로도 유통해 더 많은 시청자들이 볼 수 있게 했고, 설 연휴 기간 '뉴스특보' 다시보기는 최대100만 뷰까지 기록했다.연휴 기간 차량을 통해 이동하는 귀향, 귀성객을 위해 라디오를 통한 재난방송에도 만전을 기해 뉴스특보수중계 3건, 스폿 28회 방송했다.KBS는 전염병 발생 상황을 단순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선제적 예방 정보로 적극적인 안내자의 역할을 한다'는 기조로 예방 수칙 등의 정보를 충분히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부정확한 정보와 선정적 표현 등을 철저히 배제하고 공인된 기관으로부터 확인된 사실만을 전달하고 있다. 아울러 환자들의 프라이버시 등 인권 존중의 원칙도 준수하고 있다.더불어 공개 방송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KBS는 "이번 주 공개 방송은 녹화로 진행되며 관객 출입구에 건강 안전 고지를 게시하고 손 소독제, 마스크, 발열감지기를 준비하고 문제가 우려되는 관객은 귀가 조치 예정"이라며 "관객에는 사전에 마스크 준비를 고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주중이라도 상황이 심각해지거나 정부의 지침이 있으면 무관중으로 녹화 (또는 생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지속적으로 추이를 지켜보고 무엇보다 안전을 우선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