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직전 빠져나온 사람 있었다" 주민 목격담도 외국인 노동자 3명이 한꺼번에 숨진 채 발견된 전남 해남의 주택 화재 현장에서 풀리지 않는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25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오후 3시 37분쯤 주민이 목격하고 신고한 불은 약 40분 만에 119소방대에 의해 완전히 꺼졌다.
불은 단층 짜리 숙소 내부만 태웠는데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출입문이 열려있었다.
화재로 인한 구조물 붕괴 사고는 없었다.
30대 중반의 태국인으로 알려진 세 사람은 욕실(2명)과 거실(1명)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된 노동으로 단련된 젊은 노동자들이 크지 않은 집에서 탈출하지 못하지 한꺼번에 숨진 이유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화재 소식을 접하고 현장을 찾은 한 이웃 주민은 "동료 외국인 노동자로 추정되는 낯선 방문객 1명이 최근 이 집을 드나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주민은 "오늘도 방문객 1명이 주택을 나서는 모습을 봤는데 그 후로 불이 났다"는 목격담을 덧붙였다.
다른 주민은 외국인 노동자들끼리 다투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고 숙소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숨진 노동자들은 나흘 전인 21일 저녁 무렵 해당 주택에 들어가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난 곳은 인근 김 공장에서 운영하는 외국인 노동자 숙소다.
이웃들 증언을 종합하면 김 공장 운영자가 지역 주민인 지인을 통해 일꾼들을 구했다.
지인은 이주노동자 무리를 이끄는 외국인을 통해 숨진 세 사람을 알선했는데 두 단계를 거쳐 고용이 이뤄졌다.
경찰은 숨진 세 사람의 정확한 신분을 파악 중이다.
체류비자 유효 여부도 확인 중이다.
숨진 노동자들은 숙소에 도착한 날 저녁과 이튿날만 일하고 23일과 설날인 화재 당일은 숙소에서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소방대가 불을 끄고 나서 진행한 현장 조사를 마친 뒤 범죄 도구 등 직접적인 범죄 가능성은 눈에 띄지 않았다고 기자들 질문에 답했다.
경찰은 여러 의혹을 해소하고자 시신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오는 26일에는 국과수와 합동으로 현장 감식을 진행한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라며 "중요한 사실이 밝혀지거나 언론에 알릴 내용이 있다면 공식 경로를 통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