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이래 자정에 가장 가까워
CNN에 따르면 핵과학자회보(BAS)는 23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지구 종말시계의 시간을 발표했다. BAS 레이철 브론슨 회장은 "올해는 시간도 아니고, 분도 아니다"라며 "100초 전"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지구 종말시계'는 지난 1947년 미국의 핵개발 사업인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이 핵폭발의 위협을 상정해 만든 이후 국제적인 위기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인정돼왔다. 원래는 핵전쟁 위험만 반영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기후변화, 사이버 공격 등 다른 위협 요소들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지구종말 시계를 앞당길지는 BAS 이사회가 노벨상 수상자 13명을 포함한 인사들에게 자문을 얻어 결정한다. 올해는 핵위협과 함께 기후변화 위협이 핵심 요소로 반영됐으며 초 단위로 앞당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5년 자정 3분 전으로 결정되고 지난해에는 자정 2분 전으로 당겨진 바 있다.
브론슨 회장은 핵 영역에서 지난해 미국의 중거리 핵미사일 협정(INF)을 폐기한 것과 최근 미국과 이란의 대립 격화,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 등 핵군축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군비 확장 경쟁을 지적했다.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는 각국의 관심이 낮고 효과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것을 꼽으며 "기후 위기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젊은 층의 대규모 시위 덕분에 향상됐으나 정부의 조치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날 행사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참석했다. 반 전 총장은 북미 관계에 대해 자유아시아방송(RF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일방적으로 대북제재의 완화를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내민 기회를 잘 포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최민지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