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 정부를 과거 독일 나치 정권과 비교하며 작심 비판했다.
DPA통신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칸 총리는 22일(현지시간) "내가 인도인이라면 나치 독일에서 일어난 일과 똑같은 상황에 무서울 것"이라고 말했다.
칸 총리는 "다수를 차지하는 힌두교사회에 중심을 둔 인도의 정책은 히틀러의 인종 정책을 연상시킨다"고 비판했다.
이슬람교가 국교인 파키스탄은 힌두교도가 80%를 넘게 차지하는 인도와 끊임없이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인도가 작년 8월 잠무-카슈미르주의 자치권을 박탈하고 계엄령에 가까운 주민 통제령을 내린 뒤 양국 갈등이 고조됐다.
잠무-카슈미르는 인도령임에도 이슬람 신자(무슬림)가 다수를 차지하는 지역이다.
인도국민당(BJP) 소속 모디 총리는 작년 5월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뒤 '힌두민족주의'를 토대로 연방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잠무-카슈미르주 자치권 박탈에 이어 아삼주에서 불법 이민자를 색출하겠다며 국가시민명부(NRC) 등록 제도를 확정하고 이 제도를 다른 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작년 12월에는 '반(反)무슬림법'으로 비판받는 시민권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해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방글라데시에서 종교적 박해를 피해 인도로 온 힌두교도, 불교도, 기독교도, 시크교도, 자인, 파르시 신자에게 시민권 신청 자격을 주고, 무슬림은 배제했다.
이 때문에 인도에서는 지난달부터 무슬림들의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이날 다보스포럼 언론 브리핑에서 칸 총리는 "지금 당장은 인도와 충돌상황이 아니지만, 만약 인도에서 시위가 더 심해지면 (인도 정부가)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라고 말했다.
인도 정부가 국면 전환용으로 파키스탄과 무력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는 뜻이다.
칸 총리는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에서도 인도-파키스탄 전쟁 가능성을 논의했으며, 이날 유엔에 양국 간 중재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