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사진)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최다승 도전에 또 다른 복병이 등장했다. 새로운 클럽 적응이다.

우즈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토리파인스GC(파72·7698야드)에서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총상금 750만달러)에 앞서 평소보다 훨씬 긴 시간 몸을 풀었다. “(40대 중반에 들어서니) 경기하기 전 몸을 충분히 풀어야 한다”고 한 ‘신세 한탄’ 때문만은 아니다. 이번 대회부터 자신을 후원하는 테일러메이드가 우즈에게 신제품을 건네서다. 현지 언론은 우즈가 연습시간 대부분을 새 클럽 테스트에 썼다고 전했다.

용품사들은 매년 이맘때 신제품을 출시한다. ‘신제품 전쟁’ 속에서 자사가 후원하는 선수들이 새 제품을 사용해 조금이라도 홍보 효과를 얻고자 하는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새해 ‘SIM 시리즈’를 출시한 테일러메이드도 마찬가지다. 이미 ‘우즈 효과’를 톡톡히 본 이 회사는 이번주 우즈에게 드라이버와 정성스레 준비한 우드를 함께 건넸다. 우즈를 후원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급상승한 브리지스톤도 뒤질세라 새 버전의 투어 BXS를 현장에 배달했다.

클럽 교체는 선수에게 예민한 문제다. 토미 플리트우드(29·잉글랜드)가 나이키 클럽 생산이 중단되자 자신이 쓰던 똑같은 아이언 세트를 갖고 있던 폴 케이시(43·잉글랜드)에게 이를 구매하려다 거절당한 일화는 유명하다. 우즈는 “자주 쓰던 드라이버로 언제든 원할 때 드로 샷을 할 수 있었고 커트 샷을 해도 멀리 벗어나지 않았다”며 “어떤 세 제품이든 똑같은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PGA투어 통산 82승을 기록 중인 우즈는 이번주 우승하면 샘 스니드(미국)를 제치고 이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선다. 이를 차치하더라도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기 위해선 상위권 성적이 꼭 필요하다. 올림픽 골프는 한 국가의 선수가 세계랭킹 15위 내 3명 이상 있을 경우 최대 4명까지 출전을 허락한다. 현재 세계랭킹 6위인 우즈는 브룩스 켑카(1위), 저스틴 토머스(4위), 더스틴 존슨(5위)에 이어 미국 선수 중 네 번째로 세계랭킹이 높다. 이를 선발 시점인 6월까지 유지해야 한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