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체포…예루살렘서 모친 면담 후 "모든 것 잘될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마약 밀수 혐의로 러시아에서 복역 중인 이스라엘 여성을 사면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추모행사 참석을 위해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복역 중인 나아아마 이사하르의 모친 야파 이사하르와 면담에서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고 말해 사면 가능성을 시사했다.

예루살렘에서 열린 이날 면담에는 정교회 예루살렘 총대주교 테오필로스 3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도 참석했다.

푸틴, 러 복역 '마약밀수' 이스라엘 여성 사면 가능성 시사
면담에서 이사하르의 모친은 "나아아마는 결혼을 하기 위해 이스라엘로 오던 길이었다.

그를 집으로 돌려 보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면담 뒤 "나아아마가 아주 좋은, 훌륭한 가정 출신이라는 것이 분명하다.

필요한 결정을 취하길 요청하는 (이스라엘) 총리의 입장도 안다"면서 "이 모든 것이 최종 결정을 내리는 데 당연히 고려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머니가 많이 걱정하고 있다는 걸 봤다.

나는 그녀에게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야파 이사하르는 푸틴의 손을 꼭 잡고 감사의 말을 건넸다.

이스라엘·미국 이중국적자인 25세의 이사하르는 지난해 4월 인도 델리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가던 중 환승을 위해 내린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세관원의 검색 도중 그의 배낭에서 인도 대마초인 하시시 약 10g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모스크바주 법원은 이사하르의 마약 소지와 밀수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려 7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사하르는 밀수 혐의를 부인하면서 배낭에 마약이 들어있는 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뒤이은 항소심도 1심 판결을 유지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그동안 푸틴 대통령에게 이사하르를 사면해 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이 이번 이스라엘 방문 이후 양국 관계와 사안의 인도주의적 측면을 고려해 이사하르에 대한 사면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푸틴, 러 복역 '마약밀수' 이스라엘 여성 사면 가능성 시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