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트아미노펜은 임신부도 복용가능 "급할 땐 활용하세요"
가족들이 모이는 설 연휴는 평소와 환경이 달라서 각종 질환이 생길 위험도 높아진다. 명절 음식 준비를 위해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써야 하는 여성은 가사노동이 늘면서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도 심해진다. 임신 중인 여성은 건강 관리에 더 주의해야 한다.

박희진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3일 이상 불규칙한 생활을 계속하면 생체리듬이 무너져 다양한 명절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연휴라고 밤샘이나 과식 하는 것을 자제하고 수면이나 식사 패턴을 평상시와 동일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명절에는 지방으로 장거리 이동을 많이 한다. 임신부는 오랜시간 한 곳에 앉아있으면 자궁수축 때문에 혈액 순환에 나쁜 영향을 준다. 장기간 앉아 있어야 하는 승용차보다 내부에서 움직일 수 있고 화장실도 편하게 갈 수 있는 기차로 이동하는 것이 낫다. 승용차를 이용해야 한다면 휴게소에 자주 들려 충분히 휴식 시간을 가져야 한다.

명절음식을 장만하고 가사일을 하는 것은 임신부들에게 심리적, 신체적으로 부담이다. 식탁에 앉아 할 수 있는 가벼운 가사일은 적당한 운동이 되지만 장시간 서서 하는 가사일은 큰 무리가 될 수 있다. 남편이나 가족들이 먼저 임신부가 충분히 쉴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감기나 독감 등 감염 질환도 주의해야 한다. 38도 이상 갑자기 열이 나면서 기침이나 인후통 등 의심증상이 있으면 바로 병원을 찾아 독감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필요시 항바이러스제를 먹어야 한다. 박 교수는 "임신부는 약물을 복용하면 안 된다는 잘못된 속설 때문에 약을 먹지 않고 참는 일이 있는데 임신부 체온이 38도 이상 고열이면 태아의 신경형성을 방해하고 신경에 손상을 줄 수 있다"며 "안전한 해열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진통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와 달리 임신기간에 상관없이 복용할 수 있는 약품"이라며 "급하면 해당 약을 섭취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했다. 임신부는 원인을 정확히 진단받고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