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시즌 프로그램 5편 공개…'휴먼 푸가'·'더 보이 이즈 커밍'
2∼3월 일본·중국 현대 희곡 낭독공연
남산예술센터, 올해 5·18 비롯한 역사 아픔 재조명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가 올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시대의 아픔을 기억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21일 남산예술센터는 서울 중구 예장동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2020 시즌 프로그램을 공개하며 한강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를 토대로 제작한 '휴먼 푸가'(연출 배요섭, 5월 13∼24일)와 '더 보이 이즈 커밍(The boy is coming)'(연출 마르친 비에슈호프스키, 5월 29∼31일)을 무대에 올린다고 밝혔다.

두 작품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상처받고 아직 온전히 치유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면서 어떻게 미래로 나아갈지 고민하게 한다.

'휴먼 푸가'는 지난해 시즌 프로그램으로 공연해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주관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선정됐고, 폴란드 스타리 국립극장의 '더 보이 이즈 커밍'은 지난해 유럽에서 최초로 5·18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휴먼 푸가' 배요섭 연출은 "광주항쟁은 어떻게든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던 것 같다"며 "우리 안에 도사리고 있는 잔혹함이 극단적으로 나왔을 때 대규모 학살이나 죽음이 일어나는 것을 목격하게 되는데 그것을 어떻게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이 작품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30대 젊은 창작자들의 시선으로 역사의 아픔을 바라보는 공모 작품 3편도 선보인다.

'왕서개 이야기'(작 김도영, 연출 이준우, 4월 15∼26일)는 1932년 일본군이 만주에서 마을주민을 학살한 사건을 배경으로, 피해자가 가해자인 일본 군인을 차례로 찾아가며 복수하는 이야기다.

극은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진실을 묻고, 왜 가해자는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할 수 없었는지 질문한다.

김도영 작가는 "복수를 어떻게 하고, 일본의 입장에서 사과는 어떻게 할 것이고 우리는 어떻게 공감해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아카시아와, 아카시아를 삼키는 것'(작·연출 김지나, 6월 24일∼7월 5일)은 1980년대 이후 한국 사회의 아픔을 이야기하며 광장이란 공간을 통해 우리가 함께 불편한 시대를 겪어가고 있다는 것을 공유하고자 한다.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연출 임성현, 9월 2∼13일)는 '예배'의 제의성과 연극성을 복원하기 위해 예배를 극장으로 가져온 작품이다.

극은 기독교가 배제해온 성 소수자를 둘러싼 불안과 혐오, 위기와 분열을 담아낸다.

남산예술센터 우연 극장장은 "올해 기획 방향은 '80년 5월 광주 그리고 그 이후의 세대들'로 정리할 수 있다.

그동안 해결 못 했던 과제에 대해 다시 기억하고 생각해야 할 해여서 폴란드, 서울, 광주를 연결하는 형태로 두 편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즌 공모를 통해 선정된 세 편은 모두 1980년 이후 태어난 젊은 창작진의 작품이다.

기존 세대들의 가치관, 관료주의, 가부장 주의 등에 대해 젊은 세대들이 미래가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방향성을 제시해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남산예술센터는 미완성 공연을 지원해 제작 과정을 공유하는 프로그램 '서치라이트'(3월 3∼13일)도 진행한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품은 제작비를 지원받고 3월에 극장, 관객, 기획자, 예술가와 함께 작품을 공유할 기회를 갖는다.

동아시아 현대 희곡을 엿볼 수 있는 일본희곡 낭독공연(2월 21∼23일), 중국희곡 낭독공연(3월 24∼29일)도 선보인다.

시즌 및 공모 프로그램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남산예술센터 누리집(www.nsac.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는 12일 오후 2시부터 남산예술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왕서개 이야기', '아카시아와, 아카시아를 삼키는 것',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 세 편을 모두 관람할 수 있는 시즌 티켓(가격 4만5천원)을 판매한다.

남산예술센터, 올해 5·18 비롯한 역사 아픔 재조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