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일몰제로 녹지공간 사라지는데 개발 안 돼"
부산 도심 황령산에 전망대·케이블카?…환경·시민단체 반발
부산 한 건설업체가 황령산 정상에 105m짜리 전망대와 케이블카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지역 환경·시민단체들이 일제히 반대 목소리를 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민은주 사무처장은 "공원일몰제로 인해 녹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는데 이를 개발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미세먼지나 기후변화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도심 녹지가 더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주민 생활에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산이 랜드마크가 없는 것도 아니고, 타워가 없는 것도 아니고, 전부 고층이어서 문제가 되는데 산 위에 또 시설을 세우는 것이 과연 적절하겠느냐"면서 "세부적인 계획은 들여다봐야겠지만 이런 식의 개발은 안 되고 오거돈 부산시장도 허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도 "환경파괴 우려가 있고, 시민사회와 공감대 형성 없는 건설계획에 반대한다"고 전제하면서 사회적 이익이 없다는 측면도 꼬집었다.

양 사무처장은 "해당 업체가 송도 해수욕장에 설립한 케이블카의 경우 여수나 통영과 달리 초과 수익 부분을 지자체에 돌려주는 규정 자체가 없다"면서 "지역을 생각할 줄 모르고 기업 이익에만 몰두하는 기업이 또 다른 사업을 한다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관광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부산시민이 좋아하고 행복한 도시에 관광객이 많이 오는 것이지 이런 방식의 개발은 부산이라는 메트로시티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도 경관 사유화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도 사무처장은 "황령산은 자연 조망권이 뛰어난 탓에 관광성은 있겠지만, 민간사업자가 막대한 부지의 개발을 하면서 환경을 훼손하고, 높은 전망대와 시설을 설치해 조망을 사유화한다는 측면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망권을 살리고 도시 전체 경관을 고려한다면 지금 시대의 흐름에 맞는 개발인지에 대한 우려가 든다"면서 민간사업자 측면에서 교통 효과도 이야기하는데 실제 효과도 없을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부산시에 따르면 대원플러스건설이 1천500억원을 들여 2022년까지 황령산 정상(23만2천268㎡)에 105m 전망대를 짓고 부산 부산진구 황령산레포츠공원에서 전망대를 잇는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계획을 비공식적으로 제안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