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렉트 가입땐 15~20% 저렴
마일리지·블랙박스 특약도 혜택
어린 자녀 있어도 보험료 깎아줘
걸음수·대중교통 이용실적 등
보험사별 이색 할인 특약도
갱신할 땐 견적 비교 받는게 유리
자동차보험의 상품 구조는 크게 5종의 기본담보와 그 외 다양한 특약으로 나눌 수 있다. 기본담보에는 운전자가 다른 사람에게 끼친 인적·물적 피해를 보상하는 항목(대인·대물배상)과 운전자 자신의 피해를 보장하는 항목(자기신체사고·자기차량손해·무보험차상해)이 있다. 대인·대물배상은 모든 운전자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특약은 기본담보와 달리 운전자 마음대로 넣고 뺄 수 있다. 일반적으로 특약을 추가할수록 보험료는 오르지만, 오히려 보험료를 깎아주는 ‘착한 특약’도 있다.
○다이렉트+마일리지+블랙박스
다른 보험과 마찬가지로 자동차보험도 ‘다이렉트’로 가입하면 가격이 15~20% 저렴해진다. 설계사를 통하지 않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직접 가입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 마일리지 특약을 추가하면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의 최대 35%를 돌려받을 수 있다. 차에 블랙박스를 장착했다면 블랙박스 특약을 넣어 1~4%를 할인받을 수 있다. 블랙박스가 고장났을 땐 즉시 보험사에 알려야 한다. 운전자 또는 배우자가 임신했거나 어린 자녀를 뒀다면 자녀할인 특약을 더해 7~17%를 할인받을 수 있다.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이후에도 조건을 충족하면 언제든 추가할 수 있다. 모든 가족이 차를 모는 게 아니라면 운전자 범위한정 특약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운전자의 연령이나 범위를 좁히면, 보험회사는 사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해 보험료를 덜 받는다.
업체별 이색 할인 특약을 활용하면 10% 안팎을 또 아낄 수 있다. 삼성화재는 만보기 걸음 수, KB손해보험은 대중교통 이용 실적에 따른 할인 특약이 있다. DB·KB손해보험은 T맵 내비게이션 이용자, 현대해상은 교통법규 위반이 적은 가입자를 위한 할인 특약을 운영한다.
○운전병 출신은 軍경력 등록하세요
군대에서 운전병이었던 사회초년생은 자동차보험에 처음 가입했을 때 ‘군 운전경력 인정’을 신청하는 게 좋다. 보험사들은 과거 자동차보험 가입 이력이 없는 사람은 사고 위험이 높다고 판단해 보험료를 최대 46% 더 받는다. 할증률은 이후 단계적으로 낮아져 3년이 지나면 사라진다. 군 운전경력을 인정받으면 할증이 줄어 1인당 약 13만원을 아낄 수 있다. 가입할 때 보험사에 군 운전경력을 확인해달라고 요구하면 된다. 이미 자동차보험에 들었지만 경력을 반영하진 못했다면 돈을 돌려받을 수도 있다.
자동차보험의 증권, 약관, 안내문 등을 이메일이나 스마트폰 앱으로 받으면 500~2000원 안팎을 할인받을 수 있다. 나중에 종이에 인쇄된 서류를 다시 요청할 수 있고, 이때 할인받은 보험료는 반납해야 한다.
자동차보험을 갱신할 때 기존에 가입한 업체에서 무조건 연장하지 말고 ‘견적 비교’를 하는 방법도 있다. 주요 보험사는 OK캐쉬백, 하나멤버스, L포인트 등의 스마트폰 앱에서 1년 내내 견적 비교 행사를 벌이고 있다. 보험료 계산만 해도 3000~1만 포인트를 주기 때문에 서너 곳만 참여해도 2만~3만 포인트를 쉽게 얻을 수 있다. 견적만 내고 가입은 안 해도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운전을 많이 한다면 무조건 싼 곳만 찾기보다 업체 규모와 평판도 적절히 고려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났을 때 긴급출동 등을 지원하는 전국망은 업체별 격차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보험료는 왜 오른 거야?”
자동차보험료는 작년 1월(3~4%)과 6월(1~1.5%)에 이어 반 년 만에 추가 인상됐다. 업체들은 대규모 적자 탓에 어쩔 수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는 지난해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1조원대 영업손실을 봤다. 최저임금·정비수가 인상, 노동가동연한 상향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업체별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출의 비중)은 90~100%까지 치솟아 손익분기점(통상 78~80%)을 넘긴 지 오래다.
이런 와중에도 다이렉트 판매와 각종 할인 특약이 보편화되면서 가격 경쟁은 치열해졌다. 차 한 대에 평균 자동차보험료는 2014년 61만7000원에서 2017년 69만7000원으로 올랐다가 2018년 67만7000원으로 처음 감소했다. 보험료 비교가 간편해지면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로서는 각종 혜택을 가능한 한 활용하는 게 이득”이라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