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도 날 삼킬 수 없어"…BTS, 내면의 어둠 속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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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감동 주지 못한다면"…두려움 솔직히 꺼내놓은 '블랙 스완'
"심장이 뛰지 않는대/ 더는 음악을 들을 때…"
글로벌 슈퍼스타 방탄소년단(BTS)이 '영혼의 지도'(MAP OF THE SOUL)를 따라나서 맞닥뜨린 것은 다름아닌 자기 안의 그림자였던가.
방탄소년단이 17일 아티스트로서 내면의 고백을 담은 선공개곡 '블랙 스완'(Black Swan·흑조)으로 '맵 오브 더 솔' 연작 두 번째 장을 펼쳤다.
이날 전 세계에 공개된 '블랙 스완'은 지금의 방탄소년단을 있게 한 음악이 오히려 더는 자신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죽음'에 빗댈 정도로 강렬하게 표현했다.
20세기 현대무용의 거장 마사 그레이엄의 "무용수는 두 번 죽는다.
첫 번째 죽음은 무용수가 춤을 그만둘 때다"라는 말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설명이다.
"이게 나를 더 못 울린다면/ 내 가슴을 더 떨리게 못 한다면/ 어쩜 이렇게 한 번 죽겠지 아마"('블랙 스완' 중) 곡 착상이 말해주듯 '블랙 스완'의 정서는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등 밝은 분위기가 주조를 이룬 전작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와 확연히 다르다.
명확한 클라이맥스 없는 전개, 랩과 보컬의 경계가 흐려진 일곱 멤버의 '싱잉랩'(Singing Rap), 미니멀한 사운드는 침잠하는 내면을 표현했다.
몽환적이고 애절한 기타 선율이 처연함을 더한다.
메시지를 보다 명확하게 전하는 것은 현대무용으로 시각화한 '아트 필름'이다.
슬로베니아 현대무용팀인 엠엔(MN) 댄스 컴퍼니와 협업으로 탄생했다.
주인공 격인 남성 무용수 1명은 검은 옷차림의 무용수 6명에게서 때로는 도망치고, 때로는 이끌려가는 듯 몸부림치며 예술가의 내적 투쟁을 생생히 보여준다.
그러다 영상 말미에서 남성 무용수는 새가 날개를 펴려 하는 듯 꿈틀거리며 검은 존재들 위로 힘차게 팔을 펄떡인다.
"내 안의 '블랙 스완'을 마주한 순간 내게는 음악밖에 없음을 역설적으로 깨닫는다"는 곡 설명과 맞닿는 대목이다.
이 몸짓은 "가장 깊은 곳에서/ 나는 날 봤어/ 천천히 난 눈을 떠", "그 무엇도 날 삼킬 수 없어/ 힘껏 나는 소리 질러"라며 각성하는 곡 후반부 가사와도 일맥상통한다.
예술가 내면의 고통과 각성을 그렸다는 점에서 나탈리 포트먼이 발레리나로 분한 동명 영화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방탄소년단이 현재까지 공개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 콘텐츠는 '월드스타'로 정점에 선 순간 오히려 내면의 그늘을 솔직하게 내보였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다.
멤버 슈가가 주인공으로 나선 컴백 트레일러 '인터루드 : 섀도'(Interlude : Shadow)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10일 공개된 '인터루드 : 섀도'는 "저 빛 속은 찬란한데 / 근데 내 그림잔 되려 더 커져 나를 삼켜 괴물이 돼" 같은 직설적 가사를 통해 방탄소년단이 최고의 자리에서 역설적으로 느끼는 '성공의 무게', 고통과 두려움을 풀어놨다.
다만 '영혼의 지도'를 통해 자아를 찾는 방탄소년단의 여정은 내달 3일 두 번째 트레일러 '에고'(EGO)와 내달 21일 발매될 전체 앨범 등을 통해 점차 온전한 모습을 드러내 갈 것으로 보인다.
'맵 오브 더 솔' 연작은 융 심리학 전문가 머리 스타인 박사가 스위스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의 이론을 지도 제작 과정에 빗대 쉽게 풀어낸 개론서 '융의 영혼의 지도'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직전 앨범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에서 월드스타로서 밝은 '페르소나'를 보여줬다면, 그 이면의 감추고 싶은 '그림자'(shadow)와 이를 모두 자기 자신으로 끌어안는 과정을 통해 '자아 찾기' 여정을 완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리더 RM은 지난해 4월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 발매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사랑의 힘과, 그 힘의 근원과 그늘, 그리고 그 힘을 통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내일까지 이야기를 한번 해 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세계적 현대미술 작가 22명과 글로벌 5개 도시에서 전시 프로젝트 '커넥트, BTS'(CONNECT, BTS)를 시작한 방탄소년단이 이번 선공개곡에서는 현대무용과의 교감으로 예술적 지평 확장을 시도한 것도 눈길을 끈다.
/연합뉴스
글로벌 슈퍼스타 방탄소년단(BTS)이 '영혼의 지도'(MAP OF THE SOUL)를 따라나서 맞닥뜨린 것은 다름아닌 자기 안의 그림자였던가.
방탄소년단이 17일 아티스트로서 내면의 고백을 담은 선공개곡 '블랙 스완'(Black Swan·흑조)으로 '맵 오브 더 솔' 연작 두 번째 장을 펼쳤다.
이날 전 세계에 공개된 '블랙 스완'은 지금의 방탄소년단을 있게 한 음악이 오히려 더는 자신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죽음'에 빗댈 정도로 강렬하게 표현했다.
20세기 현대무용의 거장 마사 그레이엄의 "무용수는 두 번 죽는다.
첫 번째 죽음은 무용수가 춤을 그만둘 때다"라는 말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설명이다.
"이게 나를 더 못 울린다면/ 내 가슴을 더 떨리게 못 한다면/ 어쩜 이렇게 한 번 죽겠지 아마"('블랙 스완' 중) 곡 착상이 말해주듯 '블랙 스완'의 정서는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등 밝은 분위기가 주조를 이룬 전작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와 확연히 다르다.
명확한 클라이맥스 없는 전개, 랩과 보컬의 경계가 흐려진 일곱 멤버의 '싱잉랩'(Singing Rap), 미니멀한 사운드는 침잠하는 내면을 표현했다.
몽환적이고 애절한 기타 선율이 처연함을 더한다.
메시지를 보다 명확하게 전하는 것은 현대무용으로 시각화한 '아트 필름'이다.
슬로베니아 현대무용팀인 엠엔(MN) 댄스 컴퍼니와 협업으로 탄생했다.
주인공 격인 남성 무용수 1명은 검은 옷차림의 무용수 6명에게서 때로는 도망치고, 때로는 이끌려가는 듯 몸부림치며 예술가의 내적 투쟁을 생생히 보여준다.
그러다 영상 말미에서 남성 무용수는 새가 날개를 펴려 하는 듯 꿈틀거리며 검은 존재들 위로 힘차게 팔을 펄떡인다.
"내 안의 '블랙 스완'을 마주한 순간 내게는 음악밖에 없음을 역설적으로 깨닫는다"는 곡 설명과 맞닿는 대목이다.
이 몸짓은 "가장 깊은 곳에서/ 나는 날 봤어/ 천천히 난 눈을 떠", "그 무엇도 날 삼킬 수 없어/ 힘껏 나는 소리 질러"라며 각성하는 곡 후반부 가사와도 일맥상통한다.
예술가 내면의 고통과 각성을 그렸다는 점에서 나탈리 포트먼이 발레리나로 분한 동명 영화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방탄소년단이 현재까지 공개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 콘텐츠는 '월드스타'로 정점에 선 순간 오히려 내면의 그늘을 솔직하게 내보였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다.
멤버 슈가가 주인공으로 나선 컴백 트레일러 '인터루드 : 섀도'(Interlude : Shadow)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10일 공개된 '인터루드 : 섀도'는 "저 빛 속은 찬란한데 / 근데 내 그림잔 되려 더 커져 나를 삼켜 괴물이 돼" 같은 직설적 가사를 통해 방탄소년단이 최고의 자리에서 역설적으로 느끼는 '성공의 무게', 고통과 두려움을 풀어놨다.
다만 '영혼의 지도'를 통해 자아를 찾는 방탄소년단의 여정은 내달 3일 두 번째 트레일러 '에고'(EGO)와 내달 21일 발매될 전체 앨범 등을 통해 점차 온전한 모습을 드러내 갈 것으로 보인다.
'맵 오브 더 솔' 연작은 융 심리학 전문가 머리 스타인 박사가 스위스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의 이론을 지도 제작 과정에 빗대 쉽게 풀어낸 개론서 '융의 영혼의 지도'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직전 앨범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에서 월드스타로서 밝은 '페르소나'를 보여줬다면, 그 이면의 감추고 싶은 '그림자'(shadow)와 이를 모두 자기 자신으로 끌어안는 과정을 통해 '자아 찾기' 여정을 완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리더 RM은 지난해 4월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 발매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사랑의 힘과, 그 힘의 근원과 그늘, 그리고 그 힘을 통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내일까지 이야기를 한번 해 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세계적 현대미술 작가 22명과 글로벌 5개 도시에서 전시 프로젝트 '커넥트, BTS'(CONNECT, BTS)를 시작한 방탄소년단이 이번 선공개곡에서는 현대무용과의 교감으로 예술적 지평 확장을 시도한 것도 눈길을 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