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바이오의약품수탁개발(CDO) 연구소를 세울 계획입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15일(현지시간)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올해 중반께 설립할 예정이다. 바이오 벤처가 모여 있는 베이에어리어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임상 단계의 후보물질을 개발해 소량 생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초기에는 수십 명 소규모로 시작해 점차 인력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미국에 이어 유럽, 중국에도 연구소를 세운다. 김 사장은 “9000여 개 글로벌 바이오텍과 대형 제약사를 대상으로 CDO와 임상시험수탁생산(CRO) 서비스를 본격화한다”며 “바이오의약품수탁생산(CMO)으로 이어지는 고객층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CDO와 CRO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는 최근 바이오의약품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고객인 바이오 벤처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스위스 론자,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CDMO(수탁생산·개발) 전문 업체들은 이미 세계에 10여 개의 거점을 두고 고객사를 끌어모으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7년 CDO 사업에 뛰어든 후발주자다. 하지만 사업 확장 속도는 빠르다. 2년 만에 42개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올해엔 최소 18개를 추가해 6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게 목표다. CRO도 10건을 수행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O 연구소를 통해 본업인 CMO 사업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낸다는 전략이다. 단일 공장으로 세계 최대인 18만L 규모의 3공장은 지난해까지 전체 가동 물량의 50%를 수주하는 게 목표였으나 35%에 그쳤다. 올해 6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내 18건의 CMO 생산계약을 체결해 총 47건을 수주하는 게 목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이 개발 중인 치매 치료제 아두카누맙의 허가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 사장은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생산하려면 1년에 42t, 8만L 규모의 설비가 필요한데 이 정도의 물량을 감당할 수 있는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아두카누맙을 제외하더라도 2022년에는 3공장 가동률이 최대치에 이를 것”이라며 “2022년에는 4공장 증설과 5공장을 짓기 위한 부지를 인천 송도에서 물색하려 한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