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록 밴드 퀸 /사진=최혁 기자
전설의 록 밴드 퀸 /사진=최혁 기자
록 밴드 퀸(QUEEN)이 공연을 위해 내한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휩쓸고 간 자리를 실제 전설들이 채우기 위해 나섰다.

퀸은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내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현장에는 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와 드러머 로저 테일러, 그리고 가수 아덤 램버트가 자리했다.

퀸은 오는 18~1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퀸'을 열고 한국 팬들을 만난다. 이번 공연은 지난 2014년 8월 개최된 록 페스티벌 '슈퍼소닉 2014'에 헤드라이너로 첫 내한한 이후 약 5년 5개월 만이며, 단독 공연으로는 처음이다.

퀸은 지난 1971년 영국에서 결성된 4인조 밴드로 고(故) 프레디 머큐리, 브라이언 메이, 존 디콘, 로저 테일러로 구성됐다. 결성 이후 총 15장의 정규 스튜디오 앨범을 발매한 이들은 누적 음반 판매고만 누적 2억 장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그야말로 '록의 전설'이다.
퀸(QUEEN) 브라이언 메이 /사진=최혁 기자
퀸(QUEEN) 브라이언 메이 /사진=최혁 기자
"감사합니다."

기자간담회는 브라이언 메이의 한국어 인사로 시작됐다. 그는 "이렇게 많은 분들께서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 이틀 후면 여러분들과 좋은 시간을 갖게 될텐데 고맙고 상당히 기대가 된다"고 내한 소감을 밝혔다. 로저 테일러 역시 "1980년대에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면서 "이렇게 빨리 변하는 도시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서울의 변화가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이번 무대에는 퀸의 원년 멤버인 브라이언 메이, 로저 테일러와 함께 프레디 머큐리를 대신해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아덤 램버트가 오른다. 아담 램버트는 "한국에 와서 기쁘다"면서 "이번 공연은 작년 여름에 북미에서 시작한 공연의 일환으로 한국까지 방문하게 됐다. 프로덕션 자체가 자신 있다. 많은 분들이 기대를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들은 2014년 내한해 공연했던 때를 떠올리며 기억에 남는 것으로 '한국 관객들의 열정'을 꼽았다. 브라이언 메이는 "훌륭한 경험이었다. 한국분들의 환대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고, 아담 램버트도 "한국의 열정적인 관객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공연을 할 때마다 맨 앞줄에 있는 관객들의 호응에 놀랐다. 그때의 감동이 아직 남아있다"고 털어놨다.

'록의 전설'이지만 젊은 세대들에게는 다소 낯설기도 했던 퀸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기점으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지난 2018년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전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하며 젊은 세대들의 마음까지 흔든 것이다. 영화는 국내에서도 천만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며 압도적인 화제성을 자랑했다.

로저 테일러는 "영화 개봉 이후 관객들이 확실히 젊어졌다. 그 기대에 따라 공연도 많이 젊어진 것 같다. 달라진 모습을 이번 주말에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며 "아담 램버트와 작업을 하면서 이런 변화는 쭉 있었지만 영화의 파급력이 대단하다보니 이번에는 조금 더 젊은 한국 관객분들에게 공연을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메이도 '보헤미안 랩소디'에 대해 "한국에서 어느정도 성공적이었다는 것은 전해 들어서 좋은 기분을 가지고 있었는데 공항에서 정말 깜짝 놀랐다"고 했다.

지난 15일 그는 인스타그램에 태극기 사진과 함께 '지금 한국행 비행기다. 우리가 가고 있다. 준비됐나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퀸을 마중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나와 '위 아 더 챔피언'을 떼창하고 있는 한국팬들의 영상을 올리며 "감사하다. 정말 놀라운 환영"이라고 고마움을 표한 바 있다.

브라이언 메이는 "어리고 젊은 분들께서 마치 관중처럼 우리에게 소리를 질러줬다. 그런 연령대에게서 함성을 들어본 게 오랜만이라 새로운 기분이었다. 영화로 관객들의 평균 연령이 내려간 것 같은데 이번에 공연을 통해 실제로 느끼게 될 것 같아 설렌다"고 고백했다.

이어 로저 테일러도 "영화가 나왔을 때 문의도 많이 했었다. 우리끼리 정말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세계적으로 환영 받을 줄 몰랐다. 그 당시의 노력과 고생이 보상 받는 기분이었다. 영화에서 봤던 열기들을 이번 주말에는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될 것 같아 기쁘다"고 전했다.
퀸(QUEEN) 아담 램버트 /사진=최혁 기자
퀸(QUEEN) 아담 램버트 /사진=최혁 기자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집중 조명됐던 프레디 머큐리의 자리는 아담 램버트가 채운다. 아담 램버트는 프레디 머큐리가 세상을 떠난 이후 퀸에 영입돼 함께 활동 중이다. 프레디 머큐리와 호흡하던 때와의 차이를 묻자 브라이언 메이는 "그룹을 유지하는 데에는 큰 차이가 없다. 그룹으로서 꾸준히 발전하려고 노력했다. 그 당시 프레디 머큐리라는 사람과 아담 램버트는 다르지만 서로 협력하며 그룹으로 활동하는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아직도 사운드 체크를 상당히 많이 한다. 매번 음악적으로 어떻게 새로운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한다. 우리의 음악은 앞으로도 쭉 발전할 것 같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로저 테일러는 프레디 머큐리를 회상하며 "전설적인 프론트맨과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아담 램버트와 함께 협력할 수 있는 것도 큰 행운이다. 함께 일을 한지 약 10년이 되어 간다. 아담 램버트를 만나서 함께할 수 있다는 게 참 다행이다"라고 밝혔다.

아담 램버트는 어릴 때부터 우상시 해왔던 팀이 바로 퀸이었다고 했다. 그는 "퀸과 공연을 하자는 제안이 왔을 때 부담이 들었다. 내가 뭘 해도 부정적인 반응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부담이 상당했지만 브라이언 메이, 로저 테일러의 도움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면서 "평소 존경해왔던 분들과 공연한다는 것 자체를 큰 기쁨으로 알고 즐기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렇다면 퀸이 오랜시간 지치지 않고 음악을 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체력 유지의 비결을 묻자 브라이언 메이는 "잠을 충분히 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아직 힘이 남아있는지 이번 주말에 공연을 해봐야 알 것 같다"면서 "35세 때와는 달라서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게 맞지만 운동뿐만 아니라 식단도 조절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로저 테일러는 "드럼을 치니까 그것만으로도 운동이 충분히 된다"고 말해 재차 웃음을 안겼다.
퀸 로저 테일러 /사진=최혁 기자
퀸 로저 테일러 /사진=최혁 기자
이날 퀸은 영국 내 K팝의 인기에 대해서도 전했다. 브라이언 메이는 "K팝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다. 영국에서도 인기가 많다. 색다른 그들만의 감성이 새로운 영향력으로 음악적 활동이 되는 건 좋은 일인 것 같다. 앞으로도 탄탄대로가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젊었을 때는 락앤롤이 전부였다. 락앤롤이 죽었다는 극단적인 이야기까지 나왔는데 관중들과 다시 일어났다. K팝의 미래가 사뭇 궁금해지기도 한다. 관중들과 어떠한 변화를 겪을지, 현재 맥락을 쭉 이어갈지 기대가 된다"고 생각을 밝혔다.

아담 램버트도 "한국의 시각적인 모습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며 "BTS를 비롯한 K팝의 시각적인 부분에서 감동을 넘어 많은 영감을 받는다. 정말 멋있고 화려한 모습에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고 했고, 로저 테일러는 "K팝이 세계를 지배했다는 것에 축하하고, 앞으로도 잘 됐으면 한다. 우리의 음악 스타일과는 괴리감이 있기도 하지만 영국에서도 K팝을 잘 알고 있고, 그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퀸은 전설다운 여유로움을 보였지만 누구보다 겸손했다. 로저 테일러는 "우리의 지난 행적을 보면 재능, 성실성, 믿음 등이 있어야 했지만 무엇보다 운이 많이 따랐던 것 같다. 우리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타이밍도 기가 막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메이 역시 로저 테일러의 말에 동의하며 "가보지도 않은 나라에서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거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 이런 운의 연속으로 아담 램버트라는 멤버를 만나서 계속해 우리가 추구했던 이상향을 쫓아 새로운 시도도 하고 있다. 우리의 음악을 잘 해석해주는 아티스트를 만났다는 게 좋다"고 했다.
퀸(QUEEN) 내한 기자회견 /사진=최혁 기자
퀸(QUEEN) 내한 기자회견 /사진=최혁 기자
"감사합니다."

시작과 같이 브라이언 메이의 한국어 인사로 기자간담회는 끝났다. 퀸은 마지막까지 관객들과 하나가 될 공연을 기대했다. 아담 램버트는 "퀸의 대표적인 음악들이 많이 나오는 공연이다. 어느 도시를 가나 많은 분들이 함께 하는 공연이고, 따라부르는 공연이기 때문에 어떻게 새로운 기분을 선사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며 "많은 분들에게 좋은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퀸은 내한 공연에서 대표곡인 '위 아 더 챔피언스(We Are The Champions)',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 '위 윌 락 유(We Will Rock You)'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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