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누족을 '선주민족'으로 규정한 日 관련법과 모순
아키히토 "간무 천황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
논란 커지자 아소 "오해가 생기고 있다면 사과·정정"
日 아소 부총리 "일본은 2천년 동안 하나의 민족" 발언 논란(종합)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13일 "2천년의 긴 세월에 걸쳐 하나의 언어, 하나의 민족, 하나의 왕조가 이어지고 있는 나라는 여기(일본) 밖에 없으니, 좋은 나라"라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14일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소 부총리는 전날 후쿠오카(福岡)현에서 열린 국정 보고회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

일본 정부는 홋카이도(北海道) 등지에서 오래전부터 먼저 정착해 살아온 아이누족을 '선주민족(先住民族)'으로 규정한 '아이누시책추진법'을 시행하고 있어 아소 부총리의 발언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아소 부총리는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럭비월드컵에서 여러 나라 출신 선수들이 뭉친 일본 대표팀이 활약했다고 언급하면서 일본이 단일 민족국가임을 강조하는 발언을 했다.

2천년 동안 일본이 하나의 민족이었다는 아소 부총리의 발언은 한반도 및 중국 등과 교류해온 일본의 역사를 봐도 틀린 얘기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4월 퇴임한 아키히토(明仁) 일왕은 2001년 생일 기자회견에서 "내 개인으로서는 간무(桓武) 천황(일왕)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속일본기'(續日本記)에 쓰여 있는데 대해 한국과의 연(緣)을 느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소 부총리는 총무상 재직 시절인 2005년에도 "하나의 문화, 하나의 문명, 하나의 언어를 가진 나라는 일본밖에 없다"고 발언해 홋카이도 아이누협회로부터 항의를 받은 바 있다.

아소 부총리는 이번 '하나의 민족' 발언 관련해서도 논란이 커지자 "오해가 생기고 있다면 사과하고 정정한다"면서 정부의 방침을 부정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2인자로 꼽히는 아소 부총리는 잦은 망언으로 '망언 제조기'로도 불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