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사진)가 호주 산불로 고통받는 주민들을 돕기 위해 300만달러(약 34억8000만원)를 기부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디캐프리오는 스티브 잡스의 아내 로렌 파월 잡스, 브라이언 세스 등과 함께 만든 재단 ‘어스 얼라이언스(Earth Alliance)’를 통해 호주 산불을 돕는 펀드를 조성했다.
골프를 비롯한 스포츠 스타들이 호주 산불 피해를 돕기 위한 성금 모금에 나섰다.9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닷컴에 따르면 호주 출신인 마크 리시먼(37)과 캐머런 스미스(27)는 10일 미국 하와이에서 개막하는 PGA투어 소니오픈에서 버디와 이글을 기록할 때마다 일정 금액을 호주 산불 피해를 위해 내놓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호주에서 프레지던츠컵을 성공적으로 치른 PGA투어도 선수들의 기부금과 연계해 최대 12만5000달러를 성금으로 기부할 것을 약속했다. PGA투어 사무국은 “2011년과 2019년 프레지던츠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호주가 큰 피해를 보는 것을 지켜보는 게 안타깝다”며 “호주의 아픔을 함께하기 위해 선수들이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전했다.테니스계에서도 성금 모금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개막에 앞서 오는 15일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산불 피해 돕기 자선 경기인 ‘랠리 포 릴리프(the Rally for Relief)'를 열기로 했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9·스위스)는 물론 세리나 윌리엄스(39·미국), 라파엘 나달(34·스페인) 등이 모두 참가한다. 대회 직전은 컨디션 조절이 중요한 때지만 산불 피해를 돕기 위해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뭉치기로 했다.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지난해 9월 발생한 호주 산불이 호주 남동부를 황폐화시키고 있다. 과학자들은 덥고 건조한 날씨 때문에 앞으로 산불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상황을 훨씬 더 악화시켰다는 분석이다. 호주 산불은 그동안 서울의 100배가 넘는 면적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24명이 숨졌고 야생동물 5억마리도 희생됐다. 과학자들은 추가 화재의 위험성이 여전히 높다고 말한다. 기상정보업체 어큐웨더의 댄 피디노프스키 선임기상학자는 "호주 남동부는 지난 9월 이후 비정상적으로 건조한 기후가 유지됐으며, 화재 위험이 줄어들 정도로 습도가 높아지려면 몇 주 연속으로 비가 와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비가 오래 오기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으로 분석된다. 현재 여름인 남반구의 태평양에서 태풍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호주 쪽으로 이동하는 사례는 없다. 기상학자들은 이번 산불의 규모와 파괴이 기후 변화로 인해 가중된 자연 재해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경고한다. 스테판 람스토프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부원장은 "호주의 산불은 열과 건조한 날씨 때문에 악화됐다"고 말했다. 호주의 기후는 최근 수년간 건조했고 강수량은 이례적으로 적었다. 반대로 기온은 계속 올라 지난해에는 호주 역사상 가장 더웠다. 람스토프 부원장은 "강우량이 비슷했다 하더라도 기온이 높으면 초목과 토양이 빨리 마를 수 밖에 없으며 화재 위험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미국 태평양연구소를 설립한 기후학자 피터 글릭 "호주 산불은 최근 발생한 브라질과 미국 캘리포니아 화재와 매우 비슷하다는 측면에서도 최근 기후변화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규모 산불 때문에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크게 늘어나고, 이 때문에 온난화가 가속화되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호주 산불로 인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4명이 사망했으며 피해액은 5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7일(현지시간) DPA통신에 따르면 호주 보험위원회는 이번 화재로 인한 피해 청구액이 7억호주달러(약 56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보험위원회는 작년 9월 이후 화재로 인한 보험 청구 건수가 9000건에 육박한다고 밝혔다.호주에서 화재 피해가 가장 심한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는 최소 1500채의 주택이 파괴됐고 650채가량은 일부 파손된 것으로 집계됐다.호주에서는 지난해 9월 말 남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산불이 확산되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미 서울시의 100배 면적인 6만㎢가 불탔다. 소방관 10명을 포함한 24명이 숨졌고 실종자도 10명이 발생했다.이번 산불은 유례없는 고온 현상에 가뭄이 겹치면서 호주 전역으로 퍼진 것으로 분석된다. 호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는 관측 이래 가장 덥고 강수량은 가장 적은 해였다. 지난해 12월 말 들어서는 호주 모든 주의 낮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어섰다.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