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부실로 교육생 적고 뱃길 끊겨 교육 취소도 잦아
'돈 먹는 하마' 연평도 평화안보수련원…2년간 적자만 14억
2010년 북한의 포격 도발 사태를 겪은 서해 북단 연평도에 안보와 관련한 각종 교육을 하는 평화안보수련원이 건립됐지만 해마다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9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2017년 옛 연평중·고등학교 건물과 운동장을 리모델링해 만든 평화안보수련원이 지난 2년 동안 수입보다 지출이 훨씬 많아 14억2천만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옹진군이 44억원을 들여 지은 2층짜리 평화안보수련원 건물에는 10·12·16인실 등 객실 7개와 인솔자 숙소 2개를 비롯해 장애인 숙소와 강의실 등이 있어 교육생들은 안보교육을 받고 연평도 피폭 현장도 견학할 수 있다.

평화안보수련원 운영 첫해인 2018년에는 9개월간 18개 단체 690여명이 이 수련원을 찾았다.

그해 수련원 측은 9억1천만원을 지출했으나 수입은 고작 2천300여만원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33개 단체 940여명으로 교육생이 다소 늘긴 했으나 여전히 적자인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지난해에도 5억7천만원을 지출했으나 수입은 4천100여만원뿐이었다.

옹진군은 안보수련원이 여객선으로만 갈 수 있는 연평도에 있어 기상 악화로 뱃길이 끊기면 교육이 취소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8년 11개 단체 410여명이, 지난해에는 6개 단체 160여명이 안보 교육을 신청했다가 취소했다.

또 수련원 운영을 시작한 지 2년이 갓 지난 상태여서 각종 시설 보강에 들어가는 비용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부실한 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인해 연평도 안보수련원을 찾는 교육생이 많지 않은 게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수련원 운영 초반에 인민군 출신 등 북한 이탈 주민이 진행한 안보교육은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해마다 적자가 반복되자 옹진군은 인천시에 "직접 운영하거나 운영비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인천시는 옹진군에 공문을 보내 "아직 수련원 운영을 시작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다"며 "옹진군 자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연평도 평화안보수련원이 이윤 추구를 위해 운영하는 곳은 아니다"라면서도 "군비로 운영하는 상황에서 매년 적자가 쌓여 어려움이 있지만 교육생 유치를 위해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겨울철을 제외하고 3월부터 11월까지 운영하는 평화안보수련원은 1박 2일 일정으로 3끼 식사를 할 경우 성인은 4만1천원, 청소년은 3만5천원의 교육비를 내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