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민은행 연간 업무계획서 "점진·신중하게 다변화" 언급
작년 美국채 최대보유국 日 넘겨주고 황금 보유량은 크게 늘려
'외화보유 다원화' 강조한 중국…달러 자산 더 줄이나(종합)
중국이 3조 달러(약 3천500조원)에 달하는 외화 보유액의 투자 대상을 한층 더 다변화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미중 갈등 와중에 중국은 최우량 안전 자산인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이고 황금 등 대체 투자를 늘리고 있는데 향후 이런 흐름이 더욱 빨라질 가능성에 눈길이 쏠린다.

인민은행 산하 외화관리국은 올해 업무 계획 회의를 마치고 지난 5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한 성명에서 "중국 특색의 외화 보유액 관리 방식을 완성해나갈 것"이라며 "점진적이고 신중하게 (외화 보유액) 운용을 다원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외화관리국은 성명에서 다원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운용 계획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외화관리국은 작년 말을 기준으로 중국의 외화 보유액은 3조1천79억 달러라고 7일 발표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신중한 다변화' 언급이 중국 정부의 외화 보유액 관리 정책의 미묘한 변화를 암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SCMP는 과거 10여년간 중국이 이미 외화 보유액 중 달러 자산을 축소하는 다변화 전략을 펴 왔으며, 중국 정부가 언급하는 다변화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미국 국채 축소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2018년 연간 보고서에서 마지막으로 공개한 외화보유액 세부 투자 내역을 공개했다.

달러화 표시 자산 비중은 2005년 79%에서 2014년 58%까지 떨어졌다.

중국의 외화보유액 중 달러화 표시 자산의 비중은 세계의 중앙은행들보다 낮은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최신 통계를 보면, 작년 3분기 기준 세계 중앙은행 평균은 61.8%였다.

한때 세계 최대 미국 국채 보유국이던 중국은 공교롭게도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미국 국채 매입에 적극성을 덜 보인다.

일본은 지난해 6월 중국을 제치고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가 됐고 이런 흐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실현 가능성은 낮은 편이지만 중국의 고의적인 미국 국채 대량 매도는 미국 내 금리 급등 등으로 이어져 큰 경제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핵 옵션'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미국 국채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중국은 공격적으로 금 보유량을 늘려가고 있다.

중국이 외화 관리 차원에서 보유 중인 황금의 양은 작년 1월 5천994만 온스에서 작년 12월 6천264만 온스로 270만 온스나 증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