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 직후인 이번 주에 곧바로 검찰에 인사권을 행사하며 조직 장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의 승진·전보 인사를 논의할 예정이다.

법조계에서는 추 장관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을 때부터 취임 후 윤석열 검찰총장 측근들과 청와대 관련 수사팀의 핵심 인사들을 좌천시키는 방식으로 검찰을 견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었다.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여당 대표까지 지낸 '힘센 장관'을 임명한 것은 검찰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5일 "친문 3대 게이트와 조국 가족을 수사한 검찰 수사팀을 해체하는 인사를 할 경우 명백한 수사방해이고 직권남용임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 원내대표는 "법무부 장관이 인사권을 휘두르겠다는 의도는 뻔하다"며 "정권의 범죄를 수사한 검사들에게 인사 보복을 하고 검찰을 허수아비로 만들어 정권 범죄를 은폐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여권에선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인사 명분이 충분해졌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26일 간의 수사 끝에 지난해 12월 31일 조 전 장관을 11가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이 조 전 장관을 불구속 기소한 것은 검찰 스스로도 조 전 장관 혐의가 구속 기소할 만큼 중대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서는 조 전 장관이 연루됐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잡지 못하고 공직자 재산공개에서 펀드 투자자금이 누락된 점만 문제 삼아 기소하는데 그쳤다.

청와대는 검찰이 내놓은 수사 결과를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 이라는 고사성어에 비유하기도 했다. '태산이 떠나갈 듯 요동쳤으나 뛰어나온 것은 쥐 한 마리뿐'이라는 뜻이다.

여권에선 추 장관의 정당한 인사권 행사를 직권남용으로 고발하겠다는 것은 한국당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추 장관이 윤석열 총장 측근과 청와대 관련 수사팀의 핵심 인사들을 좌천시키는 인사를 하면 후폭풍이 예상되기 때문에 오히려 수사 실무를 총괄하는 인사들을 승진시키는 방법으로 수사팀 무력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검찰에서는 추 장관이 인사로 압박한다고 하더라고 결사 항전하겠다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한직으로 발령나더라도 이는 나중에 '훈장'이 될 수 있다는 인식도 있다. 윤석열 총장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추 장관이 수사팀을 교체한다고 하더라도 증거가 확보되어 있기 때문에 수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