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확장' 美경제에 경고음 낸 석학들…'구조적 저성장'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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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저금리·재정적자 탓 위기대응 여력없다"
하버드대 로고프, 美부채 뇌관 우려…예일대 실러 "트럼프식 내러티브 변수" 미국 경제가 최장기간 경기 확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경제석학들은 구조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저성장'에 주목했다.
미국 경제는 이번 달로 127개월째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닷컴버블 당시의 120개월(1991년 3월~2001년 3월)을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장 기록이다.
그렇지만 성장 속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게 주요 경제학자들이 초점을 맞춘 대목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메리어트 마르퀴스 호텔에서 개최된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다.
전미경제학회 총회는 미국 주요 경제학자들이 총집결하는 이벤트로, 오는 5일까지 500개 안팎의 세션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간 '미·중 무역전쟁', 가상화폐 및 핀테크 기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경제학계 현안들이 적지 않지만, 최장기간 경기확장세에 가려진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부터 거론된 셈이다.
국제경제학자인 도미니크 살바토르 포드햄대 교수는 "경제성장의 2가지 동력은 노동력과 생산성"이라며 "1999년 이후로 가파른 기술 변화에도 불구하고 정작 미국의 노동력과 생산성은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인 성장세가 2%를 넘지 못하는 수준으로 둔화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내러티브'(이야기) 때문에 실제보다 경제 성장세가 긍정적으로 포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러 교수는 "최장기간 경기 확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연평균 성장률은 역대 확장기보다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최장기간이자 가장 느린 경기 확장"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000~2019년 2.0%이지만 1인당 실질 GDP는 1.2%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경제'를 줄기차게 언급하면서 미국인들의 경제 인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경제에서 내러티브의 힘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의 실제 현실은 언론에 비치는 것만큼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장밋빛' 언급이 경제심리에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저명한 경제학자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의 부채를 뇌관으로 꼽았다.
로고프 교수는 "향후 금융위기가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를 얘기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과거에 경험한 것과는 다른 모델일 수 있다.
다른 뇌관이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뿐만 아니라 선진시장의 막대한 부채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미국을 비롯한 이들 국가의 재정 여건을 본다면, 세입 구조가 지출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향후 위기 대응력이 취약하다고 우려했다.
서머스 교수는 "다음 위기가 어디에서 발생할지 알 수 없지만, 지금 우리에게 위기에 대응할 여력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난 50년간 기준금리 인하로 경기침체에 대응했지만 이제는 더 인하할 여지가 없다"면서 "재정지출도 이미 엄청나게 확대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선 "제로 수준 또는 마이너스의 기준금리를 통해 성공적인 경제를 운용할 수는 없다"면서 "우리가 주력해야 하는 부문은 더 많은 공공투자"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하버드대 로고프, 美부채 뇌관 우려…예일대 실러 "트럼프식 내러티브 변수" 미국 경제가 최장기간 경기 확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경제석학들은 구조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저성장'에 주목했다.
미국 경제는 이번 달로 127개월째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닷컴버블 당시의 120개월(1991년 3월~2001년 3월)을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장 기록이다.
그렇지만 성장 속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게 주요 경제학자들이 초점을 맞춘 대목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메리어트 마르퀴스 호텔에서 개최된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다.
전미경제학회 총회는 미국 주요 경제학자들이 총집결하는 이벤트로, 오는 5일까지 500개 안팎의 세션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간 '미·중 무역전쟁', 가상화폐 및 핀테크 기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경제학계 현안들이 적지 않지만, 최장기간 경기확장세에 가려진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부터 거론된 셈이다.
국제경제학자인 도미니크 살바토르 포드햄대 교수는 "경제성장의 2가지 동력은 노동력과 생산성"이라며 "1999년 이후로 가파른 기술 변화에도 불구하고 정작 미국의 노동력과 생산성은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인 성장세가 2%를 넘지 못하는 수준으로 둔화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내러티브'(이야기) 때문에 실제보다 경제 성장세가 긍정적으로 포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러 교수는 "최장기간 경기 확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연평균 성장률은 역대 확장기보다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최장기간이자 가장 느린 경기 확장"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000~2019년 2.0%이지만 1인당 실질 GDP는 1.2%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경제'를 줄기차게 언급하면서 미국인들의 경제 인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경제에서 내러티브의 힘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의 실제 현실은 언론에 비치는 것만큼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장밋빛' 언급이 경제심리에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저명한 경제학자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의 부채를 뇌관으로 꼽았다.
로고프 교수는 "향후 금융위기가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를 얘기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과거에 경험한 것과는 다른 모델일 수 있다.
다른 뇌관이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뿐만 아니라 선진시장의 막대한 부채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미국을 비롯한 이들 국가의 재정 여건을 본다면, 세입 구조가 지출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향후 위기 대응력이 취약하다고 우려했다.
서머스 교수는 "다음 위기가 어디에서 발생할지 알 수 없지만, 지금 우리에게 위기에 대응할 여력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난 50년간 기준금리 인하로 경기침체에 대응했지만 이제는 더 인하할 여지가 없다"면서 "재정지출도 이미 엄청나게 확대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선 "제로 수준 또는 마이너스의 기준금리를 통해 성공적인 경제를 운용할 수는 없다"면서 "우리가 주력해야 하는 부문은 더 많은 공공투자"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