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법, 29분만에 '속전속결' 처리…한국당 "날치기" 고성항의(종합)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패스트트랙 지정 245일만…'무기명 투표 요구' 부결에 한국당 '무기력' 속 퇴장
대대적 물리적 충돌은 없어…정세균 등 與 국무위원·후보자 전원 참석
유치원 3법 상정 앞두고 정회…사실상 2019년 본회의 일정 마감 검찰개혁의 핵심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29분 만에 '속전속결'로 처리됐다.
지난 4월 29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검경수사권 조정법안과 함께 공수처 설치법안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이후 245일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공조로 마련된 공수처법안 처리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은 선거법 때와 마찬가지로 고성을 지르며 격하게 항의했지만, 처리를 막지는 못했다.
애초 오후 6시 개의 예정이던 본회의는 한국당의 연단 농성으로 34분 '지각 개의'됐다.
오후 6시께 본회의장에 먼저 입장한 한국당 의원 70∼80명은 선거법 개정안 상정·표결 때처럼 '인간 띠'를 만들어 의장석을 둘러싸고 "문희상은 사퇴하라", "독재 타도", "무기명 투표를 허용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오후 6시부터 본회의장 질서유지권을 발동했다.
이에 본회의장 질서유지 업무를 담당하는 경위들과 한국당 의원들의 실랑이도 곳곳에서 벌어졌다.
한국당 소속인 이주영 국회부의장이 의장석에 오르려 하자 경위들이 저지하기도 했다.
오후 6시 32분 본회의장에 들어선 문 의장이 의장석으로 다가서자 한국당 의원들이 몸으로 막아섰지만, 문 의장은 2분 뒤 경위들의 도움으로 의장석에 올랐다.
지난 27일 선거법 개정안 표결 당시 문 의장이 한국당 의원들에 막혀 1시간 가까이 의장석에 앉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수월한 입장이었다.
문 의장이 오후 6시 34분 본회의 개의를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자 한국당 의원들은 자리로 돌아가면서도 "민주주의 파괴자", "날치기다", "사퇴하라" 등의 항의와 야유를 문 의장에게 보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부끄럽지도 않으냐", "최순실이 지켜본다" 등으로 응수했다.
표결 전 한국당 김정재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의장님은 아들의 공천을 우선으로, 민주당 의원들은 본인의 공천을 우선으로, 양심이 아닌 청와대의 하명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고 있지는 않으냐"며 "양심을 청와대 하명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서라도 공수처법은 반드시 무기명 투표로 처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고용진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국회선진화법이 만들어진 이후 처음으로 본회의장에서 의장의 의사 진행을 방해하고 물리적으로 막는 폭거가 벌어졌다"며 "한국당 의원들은 제발 자중하고 국민들께 정중히 사과하라"고 맞섰다.
의사진행발언이 종료되자 문 의장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신청한 무기명 투표 요구안을 표결에 부쳤고, 이는 재석 의원 287명 중 찬성 129명, 반대 155명, 기권 3명으로 부결됐다.
무기명 투표는 공수처 법안에 대한 '4+1' 소속 의원들의 이탈을 내심 기대하며 한국당이 꺼내든 카드였다.
이 같은 무기명 투표가 무산되자 한국당 의원들은 "나라를 팔아먹어라" 등 고성을 지르며 대거 본회의장을 떠났다.
선거법 개정안 처리 때와 비교해서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9년을 하루 남긴 오늘 언필칭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사람들에 의해 악법 중 악법인 공수처법이 날치기 처리됐다"고 비난했다.
한국당 의원들이 떠난 가운데 이어진 민주당의 기명 투표 요구안 표결도 재석 의원 164명 중 찬성 3명, 반대 157명, 기권 4명으로 부결돼 공수처법 표결 방식은 전자 투표로 결정됐다.
한국당 김재경 의원은 무기명 투표와 기명 투표 요구가 모두 부결된 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공수처법은 자기편 비리·은폐 감싸기 법"이라고 퇴장한 한국당 의원들을 대표해 '공수처 반대'를 외쳤다.
김 의원의 발언까지 끝나자 오후 7시 1분부터 공수처 법안에 대한 표결 절차가 시작됐다.
이날 본회의에는 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대표 발의안 공수처 설치법안 원안과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수정안,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발의한 공수처법 수정안이 올랐다.
먼저 권은희 의원의 수정안이 표결에 부쳐졌다.
이 수정안은 '4+1' 공조에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재석 의원 173명 중 찬성 12명, 반대 152명, 기권 9명으로 부결됐다.
한국당이 대거 퇴장한 데다, '4+1'의 이탈표가 예상외로 적은 데 따른 결과였다.
이어 윤소하 의원의 수정안, 즉 '4+1'이 마련한 공수처법안 표결이 시작됐고 재석 의원 176명 중 찬성 159명, 반대 14명, 기권 3명으로 오후 7시 3분 가결이 선포됐다.
본회의 개의 29분 만이었다.
민주당 내 '공수처 반대파'였던 금태섭 의원은 기권했고 조응천 의원은 찬성표를 던졌다.
민주당 외 '4+1' 소속 의원 중에는 바른미래당 이상돈·김동철 의원이 기권했고 박주선 의원은 반대를 눌렀다.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과 평화당 황주홍 의원은 본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가결 선포 후 잠시 손뼉을 쳤으나 오래 이어지지는 않았다.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신청했으나 진행하지 않기로 한 내년도 예산과 관련한 정부 제출 동의안 3건 마저 처리한 뒤 문 의장은 오후 7시 6분 정회를 선포했다.
문 의장은 "다음은 유치원 3법 상정 예정이나 이들 법안에 대해 여야 간 합의점을 모색하도록 하기 위해 회의를 정회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2019년 마지막 본회의가 공수처 설치법안 처리를 끝으로 종료되는 순간이었다.
민주당을 비롯한 '4+1' 소속 의원들은 썰물처럼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면서 환한 표정으로 서로 악수를 하고 어깨를 두드렸다.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표 단속'에 부심한 민주당 의원석에는 의원 겸직 장관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모두 자리했다.
나아가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정회를 이용해 본회의장에 출석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표결에 참여했다.
/연합뉴스
대대적 물리적 충돌은 없어…정세균 등 與 국무위원·후보자 전원 참석
유치원 3법 상정 앞두고 정회…사실상 2019년 본회의 일정 마감 검찰개혁의 핵심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29분 만에 '속전속결'로 처리됐다.
지난 4월 29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검경수사권 조정법안과 함께 공수처 설치법안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이후 245일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공조로 마련된 공수처법안 처리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은 선거법 때와 마찬가지로 고성을 지르며 격하게 항의했지만, 처리를 막지는 못했다.
애초 오후 6시 개의 예정이던 본회의는 한국당의 연단 농성으로 34분 '지각 개의'됐다.
오후 6시께 본회의장에 먼저 입장한 한국당 의원 70∼80명은 선거법 개정안 상정·표결 때처럼 '인간 띠'를 만들어 의장석을 둘러싸고 "문희상은 사퇴하라", "독재 타도", "무기명 투표를 허용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오후 6시부터 본회의장 질서유지권을 발동했다.
이에 본회의장 질서유지 업무를 담당하는 경위들과 한국당 의원들의 실랑이도 곳곳에서 벌어졌다.
한국당 소속인 이주영 국회부의장이 의장석에 오르려 하자 경위들이 저지하기도 했다.
오후 6시 32분 본회의장에 들어선 문 의장이 의장석으로 다가서자 한국당 의원들이 몸으로 막아섰지만, 문 의장은 2분 뒤 경위들의 도움으로 의장석에 올랐다.
지난 27일 선거법 개정안 표결 당시 문 의장이 한국당 의원들에 막혀 1시간 가까이 의장석에 앉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수월한 입장이었다.
문 의장이 오후 6시 34분 본회의 개의를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자 한국당 의원들은 자리로 돌아가면서도 "민주주의 파괴자", "날치기다", "사퇴하라" 등의 항의와 야유를 문 의장에게 보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부끄럽지도 않으냐", "최순실이 지켜본다" 등으로 응수했다.
표결 전 한국당 김정재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의장님은 아들의 공천을 우선으로, 민주당 의원들은 본인의 공천을 우선으로, 양심이 아닌 청와대의 하명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고 있지는 않으냐"며 "양심을 청와대 하명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서라도 공수처법은 반드시 무기명 투표로 처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고용진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국회선진화법이 만들어진 이후 처음으로 본회의장에서 의장의 의사 진행을 방해하고 물리적으로 막는 폭거가 벌어졌다"며 "한국당 의원들은 제발 자중하고 국민들께 정중히 사과하라"고 맞섰다.
의사진행발언이 종료되자 문 의장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신청한 무기명 투표 요구안을 표결에 부쳤고, 이는 재석 의원 287명 중 찬성 129명, 반대 155명, 기권 3명으로 부결됐다.
무기명 투표는 공수처 법안에 대한 '4+1' 소속 의원들의 이탈을 내심 기대하며 한국당이 꺼내든 카드였다.
이 같은 무기명 투표가 무산되자 한국당 의원들은 "나라를 팔아먹어라" 등 고성을 지르며 대거 본회의장을 떠났다.
선거법 개정안 처리 때와 비교해서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9년을 하루 남긴 오늘 언필칭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사람들에 의해 악법 중 악법인 공수처법이 날치기 처리됐다"고 비난했다.
한국당 의원들이 떠난 가운데 이어진 민주당의 기명 투표 요구안 표결도 재석 의원 164명 중 찬성 3명, 반대 157명, 기권 4명으로 부결돼 공수처법 표결 방식은 전자 투표로 결정됐다.
한국당 김재경 의원은 무기명 투표와 기명 투표 요구가 모두 부결된 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공수처법은 자기편 비리·은폐 감싸기 법"이라고 퇴장한 한국당 의원들을 대표해 '공수처 반대'를 외쳤다.
김 의원의 발언까지 끝나자 오후 7시 1분부터 공수처 법안에 대한 표결 절차가 시작됐다.
이날 본회의에는 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대표 발의안 공수처 설치법안 원안과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수정안,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발의한 공수처법 수정안이 올랐다.
먼저 권은희 의원의 수정안이 표결에 부쳐졌다.
이 수정안은 '4+1' 공조에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재석 의원 173명 중 찬성 12명, 반대 152명, 기권 9명으로 부결됐다.
한국당이 대거 퇴장한 데다, '4+1'의 이탈표가 예상외로 적은 데 따른 결과였다.
이어 윤소하 의원의 수정안, 즉 '4+1'이 마련한 공수처법안 표결이 시작됐고 재석 의원 176명 중 찬성 159명, 반대 14명, 기권 3명으로 오후 7시 3분 가결이 선포됐다.
본회의 개의 29분 만이었다.
민주당 내 '공수처 반대파'였던 금태섭 의원은 기권했고 조응천 의원은 찬성표를 던졌다.
민주당 외 '4+1' 소속 의원 중에는 바른미래당 이상돈·김동철 의원이 기권했고 박주선 의원은 반대를 눌렀다.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과 평화당 황주홍 의원은 본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가결 선포 후 잠시 손뼉을 쳤으나 오래 이어지지는 않았다.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신청했으나 진행하지 않기로 한 내년도 예산과 관련한 정부 제출 동의안 3건 마저 처리한 뒤 문 의장은 오후 7시 6분 정회를 선포했다.
문 의장은 "다음은 유치원 3법 상정 예정이나 이들 법안에 대해 여야 간 합의점을 모색하도록 하기 위해 회의를 정회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2019년 마지막 본회의가 공수처 설치법안 처리를 끝으로 종료되는 순간이었다.
민주당을 비롯한 '4+1' 소속 의원들은 썰물처럼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면서 환한 표정으로 서로 악수를 하고 어깨를 두드렸다.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표 단속'에 부심한 민주당 의원석에는 의원 겸직 장관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모두 자리했다.
나아가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정회를 이용해 본회의장에 출석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표결에 참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