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장연구학회, 환자 439명 설문조사…"경제적 부담 커"
"재발 잦은 크론병·궤양성대장염…1년 의료비 200만원"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등 재발이 잦은 염증성장질환 환자가 1년간 부담하는 의료비가 2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장연구학회는 국내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환자 439명을 대상으로 9∼10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염증성장질환은 위장관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발생하는 희귀 난치질환이다.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이 대표적이며 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설사나 혈변, 복통, 체중 감소, 심한 피로감 등 증상이 수주 혹은 수개월에 걸쳐 지속해 발생한다.

완치되지 않는 질환으로 한번 발병하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므로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재발 잦은 크론병·궤양성대장염…1년 의료비 200만원"
◇ 입원 190만원·수술 260만원…경제부담에 치료중단
염증성장질환 환자는 잦은 재발과 이로 인해 지출하는 의료비 등으로 경제적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 환자들은 외래진료비와 약값에 월평균 약 18만원, 연평균 약 200만원을 지출했다.

입원할 경우 1회당 평균 약 190만원, 수술 시 1회당 평균 약 260만원이 들었다.

비용 부담으로 인해 치료를 지연하거나 중단했다고 답한 환자도 11.6%에 달했다.

이들의 80.4%는 치료 지연·중단 이후 상태가 악화했다고 답했다.

환자들의 경제 상황을 보면 45.6%는 월 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200만원 미만인 경우도 15.7%를 차지했다.

고정 급여를 받는 업무에 종사하는 환자는 41.2%에 그쳤고, 직업이 없는 경우도 13%로 나타났다.

지방 환자의 경우 서울, 부산 등 대도시로 치료를 받으러 떠나는 이중고도 겪고 있었다.

환자의 52.6%는 거주지 외 시·도 병원을 방문한다고 답했다.

이들의 37.2%는 거주지역에 염증성장질환 치료 병원이 없다고 답했다.

대한장연구학회는 "염증성장질환은 평생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중증 희귀난치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교통비, 간병비 등 간접비 부담도 상당하다"며 "직접적인 의료비뿐만 아니라 간접비용을 고려하면 1인당 연간 소요하는 비용이 880만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재발 잦은 크론병·궤양성대장염…1년 의료비 200만원"
◇ 환자 35% 전신성질환 동반…일상생활에도 영향
염증성장질환 환자는 관절증상, 건선 등 다른 질환을 함께 앓거나 무기력감, 우울감을 느끼는 등 정신적 고통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34.4%는 전신성 질환을 동반했다.

동반되는 질환은 관절 증상이 37.3%로 가장 높았고 류마티스관절염 16.7%, 외음부·구강 궤양 16%, 건선 12.7%, 강직성척추염 5.3% 순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정신적 고통도 겪고 있었다.

환자의 56.3%는 '종종 무기력하다고 느낀다', 44%는 '불안하고 우울하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일상생활에 미친 영향은 10점 만점 기준 3.97로 조사됐고, 생산성에 미친 영향은 3.78점으로 나타났다.

주된 불편함으로 '통증과 불편함 경험'이 39.4%였고, '계획했던 일을 하지 못함'이 31%, '밤에 숙면하지 못함'이 27.8% 등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진단이 어려워 발병 이후 진단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점도 환자의 고통을 가중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환자 27.3%는 발병 이후 진단을 받기까지 1년 이상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김주성 대한장연구학회장(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은 "염증성장질환은 치료비 부담은 물론 전신에 동반되는 질환과 정신적인 고통 등으로 생활 전반에 걸친 어려움이 크다"며 "중증 희귀난치질환으로 산정특례 혜택을 받고 있지만, 의료비와 간접비 부담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최근에는 사회, 경제활동을 활발하게 해야 할 젊은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며 "정부의 꾸준한 관심과 정책적 지원과 배려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