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 이어지자 "내 의도 정확히 전달 못한 것" 해명
칠레 대통령 "시위대 인권침해 영상 중 가짜 많아" 발언 '뭇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과잉 진압 등을 담은 소셜미디어 영상 중 다수가 가짜라고 발언해 또다시 비난을 자초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N 칠레 등에 따르면 문제의 발언은 피녜라 대통령이 CNN 칠레와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칠레 안팎의 매체에서 널리 퍼진 인권 관련 기사와 영상의 상당수는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 중 다수는 가짜이고, 칠레 밖에서 만들어졌으며, 왜곡됐다"며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려는 거대한 움직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움직임 뒤에는 외국 정부와 기관이 연루돼 있다고도 말했다.

이 인터뷰 발언은 지난 15일 CNN에서 방송됐지만 최근 다시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지난 10월 18일 이후 두 달 넘게 이어진 시위 과정에서 피녜라 대통령은 군과 경찰의 강경 진압을 부추기면서, 시위대에 대한 인권 침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국제인권단체들이 잇따라 공권력에 의한 인권 침해를 지적한 상황에서 피녜라 대통령이 인권 침해 사실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과 같은 중도우파 연합 소속의 마누엘 호세 오산돈 상원의원은 현지 일간 라테르세라에 "칠레는 지금 중대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이러한 발언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분열을 초래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칠레 국가인권위원회의 세르히오 미코 위원장도 현지 라디오 두나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본 영상들은 절대다수가 진짜"라고 강조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피녜라 대통령은 전날 저녁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을 통해 해명에 나섰다.

그는 문제의 발언에 대해 "내가 충분히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해 내 생각과 의도와는 다른 해석을 낳았다"며 "인권 침해는 어떤 상황에서도 비난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