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디자인 라벨, 지역색을 잘 살린 술….’올해 막걸리 시장의 과제는 ‘2030과 친해지기’였다. 절반의 성공이었다. 장수·서울막걸리 일색이던 시장에 지역 특색 및 건강과 감각적 디자인을 내세운 브랜드들이 등장했다.이마트 전국 141개 점포에서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팔린 막걸리 매출 순위를 살펴봤다. 막걸리 전체를 놓고 보면 ‘생 장수막걸리’는 부동의 1위였다.하지만 750mL~1L 용량 한 병 가격이 2500원을 넘는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분류하면 순위가 달라진다. 이 시장 1등은 국순당의 ‘생 유산균 막걸리’다. 지난해 5월 출시한 이 제품은 발효 공법을 활용해 건강에 좋은 유산균을 1000억 마리 이상 넣었다.지평막걸리는 경영주가 4대를 이어 양조장을 경영하는 경기 양평의 대표 브랜드다. 지평은 올 6월 이마트와 단독 브랜드 ‘지평1925’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출시 후 5개월 실적만으로도 올해 이마트 프리미엄 막걸리 2위를 차지했다.3위는 우도땅콩전통주가 차지했다. 제주 우도의 특산품 ‘땅콩’을 원료로 만든 막걸리다. 우도산 땅콩을 들여와 충북 청주공장에서 생산한다. 제주 여행자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을 탔다. 전남 해남의 해창막걸리는 1만4800원인 초고가(?)에도 판매 4위에 올랐다.이마트는 지역에서 발굴한 개성 있는 막걸리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마트에서 막걸리를 구매한 소비자 중 20~30대 비율은 2017년 25%, 2018년 28%를 차지했다. 올해는 40%까지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찬우 전통주 바이어는 “프리미엄 제품은 1200~1500원대인 일반 막걸리보다 1000원 이상 비싸지만 나를 위한 소비를 중시하는 젊은 층 소비자들에게 반응이 좋다”며 “업체들이 라벨 디자인까지 공을 들이면서 여성 소비자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피코크 원두’는 대형마트에서 처음 단일 원산지인 ‘싱글 오리진’을 내세운 제품이다. 브라질 세하두 등에서 온 좋은 원두를 싸게 팔아 커피 대중화에 기여했다. 이디야커피의 비니스트 커피스틱과 라테는 연 130억원어치 이상 팔린다.이마트와 이디야 스틱커피에 쓰이는 원두를 납품하는 회사는 쟈뎅이다. 쟈뎅은 원두 납품과 대용량 액상커피 제조 등으로 연간 약 800억원의 매출을 내고 있다. 편의점 빙그레 남양유업 등에도 원두를 납품한다. 이런 경쟁력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윤상용 쟈뎅 대표(44·사진)는 “남이 하지 않는 것을 찾아 개척하는 게 쟈뎅의 DNA”라고 말했다. 그는 “3년 뒤 제3공장이 완공되면 커피 생산량이 국내 최대 규모인 연 1만t으로, 매출은 1500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쟈뎅은 1984년 서울 압구정에 1호점을 냈다. 윤태현 크라운제과 창업주의 차남이자 윤 대표 부친인 윤영노 쟈뎅 회장이 유럽식 커피 문화 전파를 위해 가게를 연 것이 시작이었다. 쟈뎅커피타운은 한때 130여 개 가맹점을 거느린 국내 최초의 커피 프랜차이즈였다.커피 원두 유통사업과 제조에 집중한 건 1990년대 후반이다. 30여 개국에서 커피 원두를 직접 수입해 제조했다. 편의점 커피의 대중화와 함께 성장했다. 2006년 177억원이던 매출은 800억원대로 뛰었다. 2012년부터 대표직을 맡아온 윤 사장은 까페모리, 콜드브루 커피백 등 잇단 히트제품을 내놨다. 지난해 여름 내놓은 1.1L의 대용량 페트 원두커피 ‘쟈뎅 시그니처’는 지금까지 365만 개, 64억원어치가 팔렸다.윤 대표는 연구개발에 집착한다. 그는 “커피는 온도와 산소와의 싸움”이라며 “쟈뎅은 극저온 상태에서 0.0017㎜로 분쇄된 원두에 다시 향을 입히는 ‘향 리커버리 기술’과 커피 포장 내 산소를 1% 이내로 제어하는 기술 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에 있는 두 개의 쟈뎅 공장 생산량은 연간 1만5500t에 달한다. 윤 대표는 “국내 최초로 건조과일을 넣어 만든 블렌딩티 ‘아워티’와 커피 두 축으로 중국에 이어 유럽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