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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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니클로가 물류창고에서 다양한 종류의 옷을 집어 택배 상자에 차곡차곡 넣을 수 있는 신형 로봇을 도입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도 개발하지 못한 로봇이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일본 스타트업(신생벤처회사) 무진(Mujin)과 함께 티셔츠 등을 집어 상자에 깔끔하게 넣을 수 있는 두 팔을 가진 로봇을 개발해 도쿄 물류창고에 적용했다.


앞서 유니클로 모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Fast Retailing)은 지난해 도쿄 물류창고의 직원 90%를 로봇으로 교체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지만 옷을 직접 들어 택배 상자 등에 넣는 작업은 고난도 기술로 사람의 힘을 빌려야 했다.

FT는 "쉽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부드러운 직물을 들어올리고 담는 능력은 서투른 로봇 팔에는 큰 도전"이라며 "계절에 따라 다양한 옷을 분류하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어려운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로봇 도입에 선구적인 아마존과 같은 업체도 이 같은 작업에는 여전히 사람의 힘을 빌리고 있다.

다키노 이세이 무진 대표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해) 의류 회사와 일하는 것이 너무 어려워 그동안 이를 미뤄왔다"고 말했다.

2011년 설립된 무진은 3차원(3D) 카메라 등 로봇 비전 시스템을 개발하는 회사다. 사람이 한번 설정해 놓으면 프로그램을 바꿀 필요 없이 알아서 움직인다.

패스트리테일링은 매년 13억 종류의 의류를 판매한다. FT는 "고령화가 심각해지는 일본과 같은 사회에서는 인력 부족과 물류 비용 상승 등을 감안할 때 자동화의 필요성이 높다"고 전했다.
야스카와 일렉트릭 로봇들 / 회사 홈페이지 캡처
야스카와 일렉트릭 로봇들 / 회사 홈페이지 캡처
유니클로가 도쿄 물류창고에 적용한 이 로봇은 일본 야스카와 일렉트릭이 공동 개발했다. 이 제품은 아직 모든 종류의 의류를 집어 옮길 수는 없다.

다키노 대표는 "유니클로의 히트텍 속옷 같은 포장은 비교적 쉽게 집어들 수 있지만 좀더 친환경적인 종이 봉지로 싸인 제품들은 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벨트 같은 제품도 들 수는 있지만 그것이 상자로 떨어질 때 풀리는 문제점 등이 있다.

유니클로는 앞으로 5년 이내에 물류창고를 로봇으로 전 자동화할 계획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