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어 前 국무부차관보 "北, 클린턴 '탄핵정국' 이용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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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탄핵국면서 북미협상 이끈 전문가…"트럼프 탄핵은 달라…더 많은 양보 요구할것"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탄핵국면에서 북미 실무협상을 이끌었던 에번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이 당시엔 탄핵정국을 협상에 이용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대북협상팀 부팀장을 맡아 북한을 수시로 오갔던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21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한 인터뷰에서 "방북 당시 북한 관리들은 대통령이 탄핵 심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도 협상 자체는 훨씬 실무적이었고, 탄핵 국면을 이용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클린턴 행정부의 정책은 '행동 대 행동' 원칙에 기반을 두고 제네바 합의를 이행하려는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미국은 "대화, 외교, 협력, 그리고 비핵화에 따른 '관계 개선의 길'을 걸을 것인지, 아니면 '소외와 충돌의 길'을 갈 것인지를 두고 북한에 양자 선택을 요구했고, 미국은 어떤 쪽이든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부연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그러나 이번 '트럼프 탄핵정국'과 관련해선 북한이 20년 전과는 다른 태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할 '기회'로 인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에서 승리가 필요하고, 재선 국면에 들어간다는 점도 클린턴 때와 다르다"면서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를 절실히 원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과 함께 공격받고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며 "북한은 이런 상황을 미국을 쥐어짤 기회, 미 대통령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낼 기회로 여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북한이 최후통첩과 위협을 쏟아내는 건 협상테이블에선 보여줄 수 없었던 북한식 '최대 압박' 캠페인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한미 군 당국의 연합군사훈련 중단 결정을 언급하며 "이런 행운에 북한이 더 놀랐을 것이고, 따라서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더 받아낼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1998∼2000년 미 국무부의 대북협상팀 부팀장을 역임하면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의 방북에 관여했으며, 2000년부터 2003년까지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한 뒤 조지 부시 행정부 1기 시절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 부차관보를 지냈다.
/연합뉴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탄핵국면에서 북미 실무협상을 이끌었던 에번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이 당시엔 탄핵정국을 협상에 이용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대북협상팀 부팀장을 맡아 북한을 수시로 오갔던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21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한 인터뷰에서 "방북 당시 북한 관리들은 대통령이 탄핵 심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도 협상 자체는 훨씬 실무적이었고, 탄핵 국면을 이용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클린턴 행정부의 정책은 '행동 대 행동' 원칙에 기반을 두고 제네바 합의를 이행하려는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미국은 "대화, 외교, 협력, 그리고 비핵화에 따른 '관계 개선의 길'을 걸을 것인지, 아니면 '소외와 충돌의 길'을 갈 것인지를 두고 북한에 양자 선택을 요구했고, 미국은 어떤 쪽이든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부연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그러나 이번 '트럼프 탄핵정국'과 관련해선 북한이 20년 전과는 다른 태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할 '기회'로 인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에서 승리가 필요하고, 재선 국면에 들어간다는 점도 클린턴 때와 다르다"면서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를 절실히 원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과 함께 공격받고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며 "북한은 이런 상황을 미국을 쥐어짤 기회, 미 대통령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낼 기회로 여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북한이 최후통첩과 위협을 쏟아내는 건 협상테이블에선 보여줄 수 없었던 북한식 '최대 압박' 캠페인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한미 군 당국의 연합군사훈련 중단 결정을 언급하며 "이런 행운에 북한이 더 놀랐을 것이고, 따라서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더 받아낼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1998∼2000년 미 국무부의 대북협상팀 부팀장을 역임하면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의 방북에 관여했으며, 2000년부터 2003년까지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한 뒤 조지 부시 행정부 1기 시절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 부차관보를 지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