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방법에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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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프롬·모던 로맨스
▲ 방법에 반대한다 = 파울 바이어아벤트 지음, 정병훈 옮김.
카를 포퍼, 토머스 쿤과 함께 과학철학의 전성기를 연 저자 파울 바이어아벤트(1924~1993)의 대표작이다.
그의 사후인 2010년 과학철학자이자 분석철학자 이언 해킹의 서문을 추가해 재개정 출간된 제4판을 번역했다.
저자는 과학의 발전과정에서 등장하는 모든 방법론을 거부했고 과학적 지식을 다른 종류의 지식과 구분할 수 있는 어떤 특성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사회는 '모든 지식이 동등하게 취급되는 사회'였다.
저자에 따르면 한 이론의 테스트는 단순한 경험적 데이터뿐만 아니라 서로 상반되는, 혹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두 이론의 맞부딪침이 필요하다.
즉 이론은 사실에 의해 검증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론에 의해 검증된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은 새로운 존재론의 필요성과 더불어 이론과 이론의 대결이 결국 존재론과 존재론의 대결에서 비롯되고 그로 인해 과학 이론의 진보가 가능하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는 모든 방법론은 그 나름의 한계를 지니고 있으며 진보를 방해한다고 봤고 과학을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원리로 '무엇이라도 좋다(Anything Goes)'라는 명제를 제시한다.
그린비. 528쪽. 2만9천원. ▲ 에리히 프롬 = 옌스 푀르스터 지음, 장혜경 옮김.
독일 출신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1900~1980)의 탄생 120주년, 서거 40주년을 맞아 그의 삶과 사유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입문서다.
저자는 '자유로부터의 도피', '사랑의 기술', '소유냐 존재냐' 등 프롬의 대표적인 저서들과 이들이 싹트고 꽃피우고 열매를 맺은 공간인 독일, 미국, 멕시코, 스위스를 연결 지어 프롬의 일생과 사유의 궤적을 풀어낸다.
동행자인 만프레트와 대화하는 형식으로 톡톡 튀면서도 재기발랄한 감상 사이에서 프롬 대표작들의 핵심을 매섭고도 섬세하게 파고든다.
이를테면 '소유냐 존재냐'는 사람들에게 정신적인 충격을 안겼을 뿐 그들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작이라고 이야기한다든가 프롬의 사랑 이론과 선불교의 공통점을 나열하며 왜 프롬이 선불교에 심취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한다.
저자는 프롬을 무조건 찬양하지도, 그렇다고 덮어놓고 비판하지도 않는다.
다만 프롬이 우리와 같이 장점과 약점을 지닌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었다면서 그의 인간적인 면모에 주목한다.
아르테. 284쪽. 1만8천800원. ▲ 모던 로맨스 = 아지즈 안사리 지음, 노정태 옮김.
오늘날의 연애에 초점을 맞춘 코미디로 인기를 얻은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자 작가인 저자가 현대 사회 연애의 지형도를 체계적으로 그려보겠다는 야심 찬 계획에 따라 사회학 교수와 손잡고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로 나온 책이다.
두 사람은 도쿄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 미국의 작은 도시 위치토에 이르는 수많은 지역에서 '초점 집단'을 꾸리고 수백 건의 인터뷰를 진행하는 한편 온라인 게시판을 개설해 수천 건의 메시지를 분석했으며 연애에 대한 연구와 설문조사를 분석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학자들에게 자문하기도 했다.
지난 수십 년간 연애의 풍속도는 급속히 바뀌었다.
저자는 이것이 단순히 세태의 변화나 기술의 발전으로만 설명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50여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생존 공동체 결혼(companionmate marriage)', 즉 남자는 집안의 가장 역할, 여자는 집안일과 육아를 각각 담당하는 식으로 각각 분명하게 결정된 역할을 수행하는 결혼에 만족했다.
오늘날에는 '소울메이트 결혼(soulmate marriage)', 다시 말해 평생을 함께할 사람을 찾는 것이라고 많은 사람이 생각하지만 여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뿐 아니라 막대한 정서적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하루 중 언제든지 스마트폰 버튼 몇 개만 누르면 '연애의 망망대해'에 풍덩 빠질 수 있게 된 시대에는 오히려 참다운 사랑을 찾기가 어려워진 측면도 있다.
저자는 "문화와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당대의 로맨틱한 관계를 뒤흔들어왔으며 앞으로 등장할 신기술도 비슷한 방식으로 연애의 세계를 뒤흔들 것이라면서 "그러나 우리는 이런 변화에 끊임없이 적응해 왔고 그 어떤 장애와 난관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찾아 연애를 하고야 말 것"이라고 썼다.
부키. 456쪽. 1만8천원. /연합뉴스
▲ 방법에 반대한다 = 파울 바이어아벤트 지음, 정병훈 옮김.
카를 포퍼, 토머스 쿤과 함께 과학철학의 전성기를 연 저자 파울 바이어아벤트(1924~1993)의 대표작이다.
그의 사후인 2010년 과학철학자이자 분석철학자 이언 해킹의 서문을 추가해 재개정 출간된 제4판을 번역했다.
저자는 과학의 발전과정에서 등장하는 모든 방법론을 거부했고 과학적 지식을 다른 종류의 지식과 구분할 수 있는 어떤 특성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사회는 '모든 지식이 동등하게 취급되는 사회'였다.
저자에 따르면 한 이론의 테스트는 단순한 경험적 데이터뿐만 아니라 서로 상반되는, 혹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두 이론의 맞부딪침이 필요하다.
즉 이론은 사실에 의해 검증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론에 의해 검증된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은 새로운 존재론의 필요성과 더불어 이론과 이론의 대결이 결국 존재론과 존재론의 대결에서 비롯되고 그로 인해 과학 이론의 진보가 가능하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는 모든 방법론은 그 나름의 한계를 지니고 있으며 진보를 방해한다고 봤고 과학을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원리로 '무엇이라도 좋다(Anything Goes)'라는 명제를 제시한다.
그린비. 528쪽. 2만9천원. ▲ 에리히 프롬 = 옌스 푀르스터 지음, 장혜경 옮김.
독일 출신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1900~1980)의 탄생 120주년, 서거 40주년을 맞아 그의 삶과 사유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입문서다.
저자는 '자유로부터의 도피', '사랑의 기술', '소유냐 존재냐' 등 프롬의 대표적인 저서들과 이들이 싹트고 꽃피우고 열매를 맺은 공간인 독일, 미국, 멕시코, 스위스를 연결 지어 프롬의 일생과 사유의 궤적을 풀어낸다.
동행자인 만프레트와 대화하는 형식으로 톡톡 튀면서도 재기발랄한 감상 사이에서 프롬 대표작들의 핵심을 매섭고도 섬세하게 파고든다.
이를테면 '소유냐 존재냐'는 사람들에게 정신적인 충격을 안겼을 뿐 그들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작이라고 이야기한다든가 프롬의 사랑 이론과 선불교의 공통점을 나열하며 왜 프롬이 선불교에 심취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한다.
저자는 프롬을 무조건 찬양하지도, 그렇다고 덮어놓고 비판하지도 않는다.
다만 프롬이 우리와 같이 장점과 약점을 지닌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었다면서 그의 인간적인 면모에 주목한다.
아르테. 284쪽. 1만8천800원. ▲ 모던 로맨스 = 아지즈 안사리 지음, 노정태 옮김.
오늘날의 연애에 초점을 맞춘 코미디로 인기를 얻은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자 작가인 저자가 현대 사회 연애의 지형도를 체계적으로 그려보겠다는 야심 찬 계획에 따라 사회학 교수와 손잡고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로 나온 책이다.
두 사람은 도쿄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 미국의 작은 도시 위치토에 이르는 수많은 지역에서 '초점 집단'을 꾸리고 수백 건의 인터뷰를 진행하는 한편 온라인 게시판을 개설해 수천 건의 메시지를 분석했으며 연애에 대한 연구와 설문조사를 분석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학자들에게 자문하기도 했다.
지난 수십 년간 연애의 풍속도는 급속히 바뀌었다.
저자는 이것이 단순히 세태의 변화나 기술의 발전으로만 설명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50여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생존 공동체 결혼(companionmate marriage)', 즉 남자는 집안의 가장 역할, 여자는 집안일과 육아를 각각 담당하는 식으로 각각 분명하게 결정된 역할을 수행하는 결혼에 만족했다.
오늘날에는 '소울메이트 결혼(soulmate marriage)', 다시 말해 평생을 함께할 사람을 찾는 것이라고 많은 사람이 생각하지만 여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뿐 아니라 막대한 정서적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하루 중 언제든지 스마트폰 버튼 몇 개만 누르면 '연애의 망망대해'에 풍덩 빠질 수 있게 된 시대에는 오히려 참다운 사랑을 찾기가 어려워진 측면도 있다.
저자는 "문화와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당대의 로맨틱한 관계를 뒤흔들어왔으며 앞으로 등장할 신기술도 비슷한 방식으로 연애의 세계를 뒤흔들 것이라면서 "그러나 우리는 이런 변화에 끊임없이 적응해 왔고 그 어떤 장애와 난관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찾아 연애를 하고야 말 것"이라고 썼다.
부키. 456쪽. 1만8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