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의인열전] '몸통 시신' 범인 검거 일등공신 고양 어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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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주어촌계 주민들 조업 제쳐두고 수색 도와 시신 오른팔 발견
경찰수사 급물살에 단초 제공, 압박느낀 범인 장대호 결국 자수
"고생은요 뭘. 그저 물때를 잘 알다 보니 시신이 멀리 떠내려갔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죠"
지난 8월 고양 행주어촌계 어민 박찬수씨는 평소 교류가 있던 경찰관에게 연락을 받았다.
당시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한강 몸통 시신 사건의 해결을 위해 수색을 도와달라는 부탁이었다.
20일 박찬수씨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특별한 정의감으로 나선 일은 아니었다"며 "어민들이 한강 하구는 손바닥 보듯 알고 있어 충분히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을 뿐"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발견된 몸통 시신에서는 신원을 파악할 만 단서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시신의 다른 부분을 빨리 찾지 못하면 사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컸다.
조업으로 한창 바쁠 시기였지만 8월 15일 박찬수씨는 경찰과 한조를 이뤄 자신의 배를 몰고 수색에 나섰다.
비를 맞으며 김포대교와 행주대교 일대 강 가장자리를 샅샅이 훑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다음날 어촌계 동료 임정욱 씨까지 합류했다.
수색 범위를 더욱 넓히고 보이는 물체는 모두 세밀하게 조사했다.
오전 11시께 행주대교 남단 약 500m 지점에서 떠다니는 검은색 물체가 박씨와 경찰관의 눈에 띄었다.
박씨는 천천히 배를 몰고 접근해 물체를 건져냈다.
봉지를 찢어 열어보니 사람의 팔 형체가 보였다.
몸통 시신의 오른쪽 팔 부위였다.
"잘린 팔을 보고 놀라지는 않고 오히려 담담했습니다.
찾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만 들었어요.
" 발견된 오른팔에서 나온 지문으로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시신의 신원이 파악되며 피해자가 연락이 끊긴 서울 구로구의 한 모텔로 수사망이 좁혀졌다.
결국 오른팔이 발견된 바로 다음 날 새벽, 압박을 이기지 못한 범인이 서울에서 자수했다.
이후 피의자의 얼굴과 신원, 범행 과정이 공개되며 흉악범 장대호(39)의 실체가 세상에 드러났다.
장대호 자수 후에도 어민들은 수색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박씨는 "내가 오른팔을 찾으니 다른 동료 어민들도 뭔가 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탔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17일 함께 수색하던 임정욱 씨가 피해자의 머리 부분을 발견했다.
경찰은 장대호 몸통 시신 사건 수색에 기여한 공로로 박씨를 비롯한 어민들에게 표창장을 전달했다.
"흉악범이 양아치를 죽인 것", "죽을 만해서 죽였고 반성하지 않는다" 등 장대호는 검거 후 재판 때까지 끊임없이 막말을 쏟아냈다.
이에대해 박씨는 "우리가 수색에도 참여했던 사건이라 이후에도 뉴스를 유심히 봤다"며 "흉악함과 뻔뻔함에 볼 때마다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인터뷰하면서도 계속 "힘든 일, 큰 희생을 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참혹한 시신으로 돌아온 피해자를 본 유가족을 생각하면 지금도 참 안타깝다"는 박씨는 "사건 후 기사 댓글에서 어민들이 고생했다는 말들이 있었는데 이때 살짝 보람과 위로를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경찰수사 급물살에 단초 제공, 압박느낀 범인 장대호 결국 자수
"고생은요 뭘. 그저 물때를 잘 알다 보니 시신이 멀리 떠내려갔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죠"
지난 8월 고양 행주어촌계 어민 박찬수씨는 평소 교류가 있던 경찰관에게 연락을 받았다.
당시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한강 몸통 시신 사건의 해결을 위해 수색을 도와달라는 부탁이었다.
20일 박찬수씨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특별한 정의감으로 나선 일은 아니었다"며 "어민들이 한강 하구는 손바닥 보듯 알고 있어 충분히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을 뿐"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발견된 몸통 시신에서는 신원을 파악할 만 단서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시신의 다른 부분을 빨리 찾지 못하면 사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컸다.
조업으로 한창 바쁠 시기였지만 8월 15일 박찬수씨는 경찰과 한조를 이뤄 자신의 배를 몰고 수색에 나섰다.
비를 맞으며 김포대교와 행주대교 일대 강 가장자리를 샅샅이 훑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다음날 어촌계 동료 임정욱 씨까지 합류했다.
수색 범위를 더욱 넓히고 보이는 물체는 모두 세밀하게 조사했다.
오전 11시께 행주대교 남단 약 500m 지점에서 떠다니는 검은색 물체가 박씨와 경찰관의 눈에 띄었다.
박씨는 천천히 배를 몰고 접근해 물체를 건져냈다.
봉지를 찢어 열어보니 사람의 팔 형체가 보였다.
몸통 시신의 오른쪽 팔 부위였다.
"잘린 팔을 보고 놀라지는 않고 오히려 담담했습니다.
찾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만 들었어요.
" 발견된 오른팔에서 나온 지문으로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시신의 신원이 파악되며 피해자가 연락이 끊긴 서울 구로구의 한 모텔로 수사망이 좁혀졌다.
결국 오른팔이 발견된 바로 다음 날 새벽, 압박을 이기지 못한 범인이 서울에서 자수했다.
이후 피의자의 얼굴과 신원, 범행 과정이 공개되며 흉악범 장대호(39)의 실체가 세상에 드러났다.
장대호 자수 후에도 어민들은 수색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박씨는 "내가 오른팔을 찾으니 다른 동료 어민들도 뭔가 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탔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17일 함께 수색하던 임정욱 씨가 피해자의 머리 부분을 발견했다.
경찰은 장대호 몸통 시신 사건 수색에 기여한 공로로 박씨를 비롯한 어민들에게 표창장을 전달했다.
"흉악범이 양아치를 죽인 것", "죽을 만해서 죽였고 반성하지 않는다" 등 장대호는 검거 후 재판 때까지 끊임없이 막말을 쏟아냈다.
이에대해 박씨는 "우리가 수색에도 참여했던 사건이라 이후에도 뉴스를 유심히 봤다"며 "흉악함과 뻔뻔함에 볼 때마다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인터뷰하면서도 계속 "힘든 일, 큰 희생을 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참혹한 시신으로 돌아온 피해자를 본 유가족을 생각하면 지금도 참 안타깝다"는 박씨는 "사건 후 기사 댓글에서 어민들이 고생했다는 말들이 있었는데 이때 살짝 보람과 위로를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