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상대에 수천만원 받아 챙긴 30대 징역형 집행유예

결혼식 취소하려고 "위암 걸렸다"…진단서 위조해 보여줘

결혼을 약속한 여성을 상대로 수천만원을 뜯어낸 3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2단독 우인선 판사는 19일 사기 및 사문서위조·행사 혐의로 기소된 A(34)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형의 집행을 2년간 유예했다.

또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 씨는 2017년 4월 결혼을 전제로 사귀어 오던 B 씨에게 "어머니가 백내장 수술을 하셔서 당장 상견례는 어렵다.

대신 예식장을 알아보니 계약금이 400만원이라고 한다"고 속여 돈을 송금받는 등 5차례에 걸쳐 2천7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사건 3년여 전부터 결혼을 전제로 B 씨와 사귀어왔으나 부모 반대와 경제적 여건 등으로 결혼할 수 없게 되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이듬해 4월 가상화폐 투자로 빚이 생기자 B 씨의 어머니에게 "아버지로부터 받은 집이 채권자들에게 넘어갈 위기에 처해있으니 돈을 빌려달라"고 거짓말을 해 1천2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는다.

이밖에 A 씨는 B 씨와의 결혼식을 취소하기 위해 위암에 걸렸다고 거짓말을 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위조 진단서를 만들어 보여주기도 했다.

우 판사는 "피고인은 결혼을 전제로 사귀던 피해자에게서 금품을 편취해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다"며 "더 나아가 결혼식 연기를 위한 허위 진단서를 만드는 행위까지 감행해 피해자 측은 금전적으로 치유할 수 없는 상처와 배신감이 상당할 것"이라고 판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