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는 내년에도 한국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미·중 무역분쟁이 1단계 합의로 소강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중국 정부는 재정 확대로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 내수시장이 확장되면서 경쟁력을 갖춘 대형 화장품주들이 내년 증시를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지난 12일 중앙경제업무회의를 열어 2020년 경제정책 방향을 재정 확대와 통화정책 완화로 결정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 경제 둔화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재정을 확대하고 유동성을 넉넉하게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국 최고 지도부가 내년 중국 경제의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경제 안정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며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1차 미·중 무역합의, 순환적 경기 반등, 경기부양 정책기조가 내년 중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증권업계는 미·중 무역 갈등 완화에 따른 위안화 절상으로 호텔신라 등 면세점과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 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의 방향성이 고도성장에서 안정적 관리로 전환할수록 철강이나 화학 같은 중공업 관련 업종보단 화장품 등 내수 소비주에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도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직후 2020년 연간 전망을 수정하면서 화장품 업종을 최선호주로 추천했다. 위안화 강세에 따른 소비주의 상승 사이클이 예상되기 때문에 면세점과 호텔 등에 대한 비중 확대가 필요한다는 조언이다. 중국인 인플루언서 ‘왕훙’을 통한 마케팅을 시도하는 클리오 등은 내년 탄탄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신수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색조화장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시장을 읽는 통찰력과 빠른 실행력을 갖춘 클리오가 중국 시장에서 안착할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