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 "3년전부터 다각적 개발방안 제시했으나 서울시 모르쇠"
서울시 "토지변경계획 광명시가 반려…내년 초쯤 최종 방안 결정"

수년째 흉물로 방치된 경기도 광명시 한복판의 서울시 소유 부지와 건축물들의 재개발 문제를 놓고 서울시와 광명시가 신경전을 빚고 있다.

광명시 한복판 서울시 소유 건물 재개발놓고 두 지자체 갈등
광명시청 인근 하안동 740번지 일대 6만1천800여㎡ 규모의 땅에는 1982년과 1986년에 각각 건립된 서울시립근로자종합복지관과 근로청소년용 임대 아파트 건물 등이 들어서 있다.

당시 구로공단 근로자들을 위해 지어진 이 건물들은 공단이 쇠퇴하면서 갈수록 이용자가 줄어들고 건물도 노후화돼 서울시가 2013년 부지 매각 방침을 밝혔고, 2015년께부터는 사실상 사용이 중단됐다.

4년이 넘게 빈 건물로 남아있다 보니 관리가 제대로 안 돼 도시 미관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각종 안전사고와 범죄 우려가 높은 곳이 됐다.

최근 서울시립근로자종합복지관 지하 일부에 1m 이상의 물이 차 있고, 아파트 등 건물 곳곳에 누수가 발생해 광명시가 서울 금천구청, 서울시설관리공단 관계자들과 함께 합동 안전점검을 하기도 했다.

광명시 관계자는 18일 "이곳 부지 개발 사업은 광명시가 출범한 1981년 이전에 시작됐고, 당시 시흥시 서면 지역이던 이곳의 도시계획 결정권은 서울시에 있다"면서 "광명시는 2016년부터 이 토지 개발 등을 놓고 서울시와 협의를 진행하면서 여러 제안을 내놓았지만 서울시가 아무런 답을 주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광명시는 민선 7기 출범 이후 서울도시공사 및 경기도시공사 공동 개발, 광명시와 민간 컨소시엄 공동 개발 등 여러 방안을 서울시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명시 한복판 서울시 소유 건물 재개발놓고 두 지자체 갈등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한때 우리 시가 이 부지를 공공청사 용지에서 다른 용도로 변경해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다가 광명시가 반대해 진행을 못 한 뒤에는 별다른 추가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16∼2017년 이 부지를 공공청사 용지에서 아파트를 건설할 수 있는 주거용지 등으로 변경, 매각하겠다는 계획안을 광명시에 제출했으나 광명시는 학교와 교통 등의 문제가 있다며 이를 반려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2013년 발표한 매각 방안을 포함해 현재 다양한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조만간 시장에게 보고한 뒤 이르면 내년 초에는 이 부지를 어떻게 할지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광명시는 이 부지를 민간 업계와 손잡고 매입해 주택과 일자리가 공존하는 융복합 단지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광명시 한복판 서울시 소유 건물 재개발놓고 두 지자체 갈등
박승원 광명시장은 지난 16일 기자 간담회에서 "서울시립근로자종합복지관 부지와 관련해 서울시장도 만나보고, 서울시에 여러 제안도 했으나 아직 명확한 답변이 없어 답답하다"며 "당분간 서울시의 답변이 없다면 광명시는 이 부지를 시민을 위해 적절히 활용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