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소 억류기간 복부에 구멍 생겨…"'취약자 입국허용 정책' 안 지켜져"
美, 배변장애 앓는 7세 온두라스 소녀 입국 요청 4번만에 승인
선천적 질환으로 배변 장애를 겪는 7살 온두라스 소녀가 미국 입국을 세 차례 거부당한 끝에 네 번째 시도 만에 성공했다.

소녀는 입국을 기다리는 동안 상태가 악화해 복부에 구멍까지 뚫렸다.

AP통신에 따르면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17일(현지시간) 이 소녀와 어머니의 국경 통과를 허용했다.

소녀는 태어날 때부터 결장에 문제가 있어 수차례 수술을 받았다.

그의 어머니는 미국에선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미 당국의 허가 없이 국경을 건넜다.

그러나 CBP는 이들을 미국과 멕시코 사이 국경 도시인 마타모로스로 돌려보냈다.

망명 신청자들이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는 동안 멕시코에 머물도록 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보호 프로토콜'(MPP) 정책에 따른 조처였다.

이들은 지난 며칠간 마타모로스의 임시 수용소에서 머물렀다.

이주자 2천여명이 단 수백개의 텐트에 모여 지내는 이곳에는 식량과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제한돼있다.

AP통신은 일부 이주자들은 배설물로 가득한 변기 근처에서 자야 하는 처지라고 설명했다.

이사벨은 수용소에서 머무는 동안 복부에 누공(구멍)이 생겨 결국 기저귀를 차야 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미국 이민변호사들에 따르면 당국은 상태가 극도로 취약한 일부 이주자들에 한해서는 MPP 정책 적용을 면제하게 돼 있다.

그러나 당국은 그간 수많은 환자의 국경 출입을 막아왔고 수개월간 임시 수용소에서 기다리게 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인권단체인 '프로젝트 코라손' 소속 킴 헌터 변호사는 "억류돼있는 동안 생긴 질병에 대해 국가가 책임지도록 하는 데 이토록 많은 변호사와 함께 일주일간 네 차례나 입국을 시도해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