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보고서…EU·호주·캐나다 등도 가세 "리크스 분석·대응 필요"
美 올해 우회덤핑 조사 역대 최다…한국 수출기업도 '비상'
최근 전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심화하는 가운데 미국 등 주요국이 우회덤핑 조사를 확대하면서 한국 수출기업들도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회덤핑은 일반적으로 수출기업이 수입국의 반덤핑 규제를 피하기 위해 완제품 대신 부품을 수출해 수입국 내에서 조립하거나 또는 제3국에서 조립해 수출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15일 한국무역협회가 발간한 '주요국의 우회덤핑 규제 현황과 실무적 쟁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올들어 실시한 우회덤핑 조사는 모두 11건으로, 2016년(10건)에 세웠던 역대 최고치를 이미 갈아치웠다.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2건에 불과했고, 2017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3건과 6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특히 지난 8월 중국산 및 대만산 도금강판에 대해서는 직권으로 우회덤핑 조사를 실시하면서 업계를 긴장시켰다.

미국이 우회덤핑 직권조사에 나선 것은 2000년 이탈리아산 파스타와 2016년 중국산 침대 스프링에 이어 3번째이고, 복수의 국가를 대상으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5년 이후 미국의 우회덤핑 조사(51건)를 대상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34건으로 67%에 달했으며, 멕시코(3건)와 한국·대만(각 2건) 등이 뒤를 이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최근 건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지는 않았으나 올해 개시된 2건이 모두 직권조사였고, 호주와 캐나다, 인도 등은 최근 관련 규제 조항을 새로 마련하거나 개정하는 등 주요국들이 잇따라 우회덤핑 규제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최근 미국 등의 우회덤핑 판단이 정량적인 기준이 아니라 재량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가뜩이나 글로벌 통상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수출기업들로서는 또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보고서는 "우리 기업은 어느 때보다도 높은 우회덤핑 규제 리스크에 대한 사전 분석과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우회 없음을 입증하기 위한 철저한 소명 노력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특히 "불합리한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해외 생산기지별로 물량 수급 등 경영계획을 수립할 때 전략적 고려가 필요하다"면서 "해외 생산기지의 공정과 투자 비중을 높이는 등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