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의 새판짜기…의기투합한 배민·요기요 "이젠 글로벌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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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로 배달앱 시장 독점…"장기적으로 모두에 혜택"
한국내 서비스 노하우에 글로벌 기술 결합해 아시아 시장 공략
치열한 경쟁자였던 '배민'과 '요기요'가 손을 맞잡았다.
국내 배달앱 서비스 1위 기업인 배달의민족과 2위 요기요가 5조원에 가까운 대형 인수합병(M&A)을 13일 성사시켰다.
두 기업의 연합은 국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후발 IT대기업과 온라인쇼핑업계의 도전에 맞설 확고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되나, 국내 배달시장 구도는 당분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한국 배달시장에서 쌓은 노하우에 글로벌 업체의 기술력을 접목해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 글로벌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 딜리버리히어로 한국 상륙작전 '마침표' = 국내 배달앱 시장은 지난 몇 년간 폭풍 성장을 하며 지난해 10조원의 시장 규모로 덩치를 키웠다.
배달앱 시장의 점유율은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이 55~60%, 딜리버리히어로(DH) 코리아의 요기요와 배달통이 합산해 40~45%였다.
배달의민족을 요기요가 추격해온 수년간의 이 같은 구도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한순간에 반전됐다.
글로벌 최대 음식 주문 네트워크를 갖춘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의 자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는 앞서 2011년 알지피코리아로 출발해 요기요를 선보였고, 이후 배달통과 푸드플라이를 인수하는 등 빠르게 영토를 확장해왔다.
현지 업체의 인수를 글로벌 진출의 기본 전략으로 삼아온 딜리버리히어로는 이번에 배달의민족까지 흡수하면서 한국 시장 진출에 마침내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강력한 플랫폼과 자본을 무기로 추격에 나선 쿠팡과 네이버, 카카오 등 IT대기업과 온라인 유통업계로서는 이번 합병으로 더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거대 자본을 가진 대기업의 공격에 토종 앱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며 "이런 위기감도 이번 인수합병의 배경이 됐다"고 말했다.
◇ "배달앱 횡포 심화·산업기반 약화" 우려도 = 소비자와 음식점들 사이에선 벌써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연합군'의 독점으로 시장이 왜곡되는 것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배달앱 수수료와 광고비 등으로 인해 소비자와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배달앱의 횡포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양사는 기존 서비스의 경쟁체제를 유지하면서 소비자 편의성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600억원 규모의 혁신기금을 조성해 푸드테크 벤처 육성과 음식점의 해외 진출, 라이더의 복지 향상 등에 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앱 업계가 서비스 품질 경쟁에 나서면 장기적으로 소비자, 음식점주, 라이더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토종 벤처기업으로서 시장 1위를 지켜온 기업이 해외 경쟁업체에 매각되는 데 따른 산업기반 약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은 "여전히 시장 확장 여지가 많은 상황에서 대기업에 잠식당하기보다는 경쟁사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분 매각은 최종 확정에 앞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일각에선 두 업체가 시장을 독점하는 합병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우아한형제들은 "인터넷 시장은 매우 유동적이다.
과거 G마켓과 옥션 합병 당시에도 독점 논란이 있었지만 이후 시장은 완전히 재편됐다"며 "현재 상태로 점유율을 판단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현재도 배달앱은 대형 포털, 온라인쇼핑업체와 경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공정위가 시장의 건강한 발전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판단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 "더 크게 도전"…김봉진, DH 아시아 지역 경영 = 양사는 이번 합병을 계기로 싱가포르에 합작사를 설립한다.
국내를 넘어 아시아로 시장을 확장하는 게 목표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이날 사원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아시아로 더 크게 도전한다.
저와 주요 경영진은 DH의 아시아 지역을 경영하게 된다"고 밝혔다.
DH는 현재 아시아에서 한국을 포함한 11개국에 진출했으며, 이번 인수합병을 계기로 앞서 우아한형제들이 진출한 베트남과 다른 아시아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과 DH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
중국,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 4위 규모인 한국 시장도 여전히 전화 주문의 비중이 배달앱을 훨씬 웃도는 상황에서 다른 아시아 지역의 잠재력은 더욱 큰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아에서의 경쟁 상대는 그랩과 우버이츠, 고젝 등 글로벌 기업으로, 우아한형제들의 서비스 노하우와 DH의 기술력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양사는 기대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는 앞으로 성장 여지가 더욱 큰 지역"이라며 "국내 시장을 지키고 해외 진출을 동시에 꾀하기 위해 이번 인수합병이 성사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한국내 서비스 노하우에 글로벌 기술 결합해 아시아 시장 공략
치열한 경쟁자였던 '배민'과 '요기요'가 손을 맞잡았다.
국내 배달앱 서비스 1위 기업인 배달의민족과 2위 요기요가 5조원에 가까운 대형 인수합병(M&A)을 13일 성사시켰다.
두 기업의 연합은 국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후발 IT대기업과 온라인쇼핑업계의 도전에 맞설 확고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되나, 국내 배달시장 구도는 당분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한국 배달시장에서 쌓은 노하우에 글로벌 업체의 기술력을 접목해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 글로벌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 딜리버리히어로 한국 상륙작전 '마침표' = 국내 배달앱 시장은 지난 몇 년간 폭풍 성장을 하며 지난해 10조원의 시장 규모로 덩치를 키웠다.
배달앱 시장의 점유율은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이 55~60%, 딜리버리히어로(DH) 코리아의 요기요와 배달통이 합산해 40~45%였다.
배달의민족을 요기요가 추격해온 수년간의 이 같은 구도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한순간에 반전됐다.
글로벌 최대 음식 주문 네트워크를 갖춘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의 자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는 앞서 2011년 알지피코리아로 출발해 요기요를 선보였고, 이후 배달통과 푸드플라이를 인수하는 등 빠르게 영토를 확장해왔다.
현지 업체의 인수를 글로벌 진출의 기본 전략으로 삼아온 딜리버리히어로는 이번에 배달의민족까지 흡수하면서 한국 시장 진출에 마침내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강력한 플랫폼과 자본을 무기로 추격에 나선 쿠팡과 네이버, 카카오 등 IT대기업과 온라인 유통업계로서는 이번 합병으로 더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거대 자본을 가진 대기업의 공격에 토종 앱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며 "이런 위기감도 이번 인수합병의 배경이 됐다"고 말했다.
◇ "배달앱 횡포 심화·산업기반 약화" 우려도 = 소비자와 음식점들 사이에선 벌써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연합군'의 독점으로 시장이 왜곡되는 것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배달앱 수수료와 광고비 등으로 인해 소비자와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배달앱의 횡포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양사는 기존 서비스의 경쟁체제를 유지하면서 소비자 편의성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600억원 규모의 혁신기금을 조성해 푸드테크 벤처 육성과 음식점의 해외 진출, 라이더의 복지 향상 등에 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앱 업계가 서비스 품질 경쟁에 나서면 장기적으로 소비자, 음식점주, 라이더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토종 벤처기업으로서 시장 1위를 지켜온 기업이 해외 경쟁업체에 매각되는 데 따른 산업기반 약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은 "여전히 시장 확장 여지가 많은 상황에서 대기업에 잠식당하기보다는 경쟁사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분 매각은 최종 확정에 앞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일각에선 두 업체가 시장을 독점하는 합병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우아한형제들은 "인터넷 시장은 매우 유동적이다.
과거 G마켓과 옥션 합병 당시에도 독점 논란이 있었지만 이후 시장은 완전히 재편됐다"며 "현재 상태로 점유율을 판단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현재도 배달앱은 대형 포털, 온라인쇼핑업체와 경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공정위가 시장의 건강한 발전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판단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 "더 크게 도전"…김봉진, DH 아시아 지역 경영 = 양사는 이번 합병을 계기로 싱가포르에 합작사를 설립한다.
국내를 넘어 아시아로 시장을 확장하는 게 목표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이날 사원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아시아로 더 크게 도전한다.
저와 주요 경영진은 DH의 아시아 지역을 경영하게 된다"고 밝혔다.
DH는 현재 아시아에서 한국을 포함한 11개국에 진출했으며, 이번 인수합병을 계기로 앞서 우아한형제들이 진출한 베트남과 다른 아시아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과 DH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
중국,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 4위 규모인 한국 시장도 여전히 전화 주문의 비중이 배달앱을 훨씬 웃도는 상황에서 다른 아시아 지역의 잠재력은 더욱 큰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아에서의 경쟁 상대는 그랩과 우버이츠, 고젝 등 글로벌 기업으로, 우아한형제들의 서비스 노하우와 DH의 기술력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양사는 기대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는 앞으로 성장 여지가 더욱 큰 지역"이라며 "국내 시장을 지키고 해외 진출을 동시에 꾀하기 위해 이번 인수합병이 성사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