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 출석하는 쏘카-타다 운영사 VCNC 대표 (사진=연합뉴스)
공판 출석하는 쏘카-타다 운영사 VCNC 대표 (사진=연합뉴스)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가시화되면서 타다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타다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여객법 개정안은 지난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뒤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를 남겨두고 있다. 여야가 개정안에 대해 이견이 없다면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여객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하면 타다는 1년6개월 뒤 불법 서비스로 전락한다.

타다가 올 10월 느닷없이 1만대 증차 계획을 내놓은 게 '독'이 됐다. 일각에선 7월 국토교통부의 택시제도 개편방안 발표 후 모빌리티 업계와 추진해오던 협의 자리를 스스로 걷어찼다는 지적이 나온다.

타다의 증차 계획 발표 이후 상황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즉시 국토부와 택시업계의 반발에 부딪쳤다. 타다가 상생안을 무시한 채 자신들의 방식만 고집한다는 비판이었다. 실제로 타다의 1만대 증차 계획 발표는 국토부나 택시업계와의 사전 협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철희 서울개인택시조합 이사장은 타다 증차 발표 이튿날 기자회견을 갖고 "국토부와 택시업계, 모빌리티 업계가 참여한 가운데 관련 실무회의가 두 차례 열려 타다가 개선되길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국토부도 "제도화 논의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결국 '택시제도 개편방안 실무논의기구'는 9월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타다의 1만대 증차 발표가 그 원인이 됐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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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이 타다 금지법 발의를 본격 추진한 시점도 이와 맞물린다. 박 의원은 1만대 증차 발표 이후 열린 10월23일 택시업계 집회에서 여객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의원이 대표발의한 타다 금지법은 현재 통과까지 8부 능선을 넘었다.

이재웅 쏘카 대표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설전도 이번 국면에서 결과적으로 타다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해당사자와의 협의가 필요한 상황에서 국토부나 택시업계를 직접 거론하며 자극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다.

이 대표는 SNS를 통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김현미 국토부 장관 등 타다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거나 관련 언급을 한 정부 관계자를 서슴없이 비판했다.

전날에도 국토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국토부 발표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며 "수십년 동안 지속해서 실패한 국토부 때문에 행복하지 않은 택시 기사들이 싫어하니 상생안을 마련할 책임이 타다에게 있다는군요"라고 비꼬았다.

국토부 관계자가 타다를 향해 "혁신 산업을 죽일 거냐 살릴 거냐는 이분법적 논쟁으로 몰고 가지 말고 택시와의 구체적인 상생 대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한 데 대한 반발이었다.

다만 이 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사업을 접어야 할 수 있는 궁지에 몰린 터라 나올 수 있는 발언"이라는 두둔도 적지 않다.

정부는 12일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들과 여객법 개정안 통과를 대비해 시행령 관련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법사위 통과를 위한 전시행정 같다. 갑자기 업체들을 불러모아 논의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