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황제 입은 12가지 문양 '황룡포' 한국 왔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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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 '청 황실의 아침, 심양 고궁' 개막
누르하치·홍타이지 칼, 초상화 등 유물 120건 공개 노란색 비단에 문양이 빼곡하다.
용 아홉 마리가 몸을 꿈틀대고, 박쥐와 구름도 보인다.
아래쪽에는 파도와 절벽을 표현했다.
중국 청나라 건륭제(재위 1736∼1796)가 경사스러운 의례를 치를 때 입었다는 길복(吉服)인 황룡포(黃龍袍)다.
천자 예복에는 권위와 통치 이념을 나타내는 12가지 무늬인 십이장문(十二章文)을 수놓았다.
해, 달, 산, 꿩, 원숭이와 호랑이를 그려 넣은 제기, 도끼, 낱알 등이 곳곳에 배치됐다.
황룡포 2점과 황제가 길복 위에 입은 남색 옷인 곤룡포 1점이 국립고궁박물관에 나란히 전시됐다.
건륭제 황룡포는 옷감이 얇은 여름용 옷이고, 도광제(재위 1820∼1850) 황룡포는 솜을 넣은 겨울용 의복이다.
백은경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는 10일 황룡포를 설명하면서 "실밥이 전혀 없고 여전히 상태가 좋다"며 "무척 까다롭게 만든 옷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황룡포를 비롯해 중국 선양고궁박물원(瀋陽故宮博物院)이 소장한 귀중한 청나라 유물 120건이 한국을 찾았다.
그중에는 우리나라 국보에 해당하는 국가1급 문물 13건도 포함됐다.
만주족이 세운 청(淸)은 중국에 존재한 마지막 왕조 국가이고, 선양(瀋陽, 심양)은 청나라 초기 수도 '성경'(盛京)이었다.
외국 왕실 문화를 꾸준히 국내에 소개한 국립고궁박물관은 11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특별전 '청 황실의 아침, 심양 고궁'을 열어 선양고궁박물원에 있는 정교하고 아름다운 중국 문화재를 선보인다.
청은 1595년 명나라 황실로부터 '용호장군'(龍虎將軍)에 임명된 누르하치(1559∼1626)로부터 사실상 시작됐다.
그는 행정과 군대를 여덟 개 기(旗)로 조직한 팔기(八旗) 제도를 시행하고 만주 문자를 제정했다.
또 여진 세력을 통합하고 1616년 후금을 건국했다.
중국 동북 지방에서 세력을 키운 후금은 1625년 랴오양(遼陽)에서 북쪽 선양으로 수도를 옮겼고, 누르하치 아들 홍타이지는 1636년 국호를 청으로 바꿨다.
1644년 이자성의 난이 일어나 명이 멸망하자 청은 대륙 전체를 다스리게 됐고, 베이징(北京)으로 천도하면서 선양은 제2의 수도로 자리매김했다.
최후의 황제 선통제(푸이)가 1912년 신해혁명으로 퇴위할 때까지 300년 가까이 중국 권력은 청 황제에게 있었다.
이후 선양 고궁은 200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고, 오늘날 베이징 고궁과 함께 온전하게 보존된 중국 황실 궁궐로 평가된다.
전시에는 청나라 문화를 알려주는 다채로운 유물이 등장했다.
특히 죽은 자의 공덕을 기리며 올린 호칭을 새긴 도장인 시보(諡寶)가 눈길을 끈다.
누르하치 후궁이자 홍타이지 생모인 효자고황후 시보는 용 손잡이에 노란색 끈이 달렸는데, 한자와 만주 문자를 절반씩 새겼다.
시보를 담은 시보함은 내함과 외함으로 구성되는데, 용과 봉황 문양으로 장식하고 금칠을 했다.
시보와 시보함, 황룡포는 모두 황제를 상징하는 색상인 노란색이고, 황제의 동물이라는 용을 장식 요소로 활용했다.
누르하치가 명으로부터 받은 칼, 홍타이지가 입은 일상복과 전쟁터에서 쓴 칼, 황제 초상화, 황제가 집무를 보는 공간인 대전 안에 둔 코끼리 모양 장식품, 푸른색 물총새 깃털과 진주·마노·산호·비취 등으로 꾸민 후비(后妃)의 모자도 공개됐다.
적군이 침략했을 때 두드려 소리를 내는 운판(雲板)도 나왔는데, 표면에 누르하치 연호인 '천명'(天命)이 있다.
문인화가 오력(吳歷)이 그린 석벽소송도(石壁疏松圖), 불교에서 상서롭게 여기는 여덟 가지 기물을 형상화한 팔보(八寶), 뚜껑에 용과 구름무늬를 조각한 휴대용 냉장상자 등 여러 그림과 글씨, 공예품, 생활용품도 관람객과 만난다.
전시는 청나라 건국 과정을 설명한 '후금, 일어나다'로 시작해 '청나라의 발흥지', '제왕의 기상', '청 황후와 비의 생활'로 이어진다.
또 다른 전시 공간은 '황실의 취향', '황실의 종교'를 다뤘다.
고궁박물관은 특별전과 연계해 11일 리리(李理) 선양고궁박물원 부원장 강연회를 열고, 내년 1월 30일과 2월 6일에도 청나라 건국과 발전 등을 주제로 강연회를 진행한다.
고궁박물관은 내년 9월에 교류전 형태로 우리나라 유물을 가져가 선양에서 특별전을 개최한다.
지병목 국립고궁박물관장은 "청나라 유물은 우리와 유사한 점도 있지만, 다른 부분도 있다"며 "자신을 이해하려면 주변을 알아야 하는데, 많은 사람이 전시를 통해 청나라 황실의 다양한 면모를 확인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누르하치·홍타이지 칼, 초상화 등 유물 120건 공개 노란색 비단에 문양이 빼곡하다.
용 아홉 마리가 몸을 꿈틀대고, 박쥐와 구름도 보인다.
아래쪽에는 파도와 절벽을 표현했다.
중국 청나라 건륭제(재위 1736∼1796)가 경사스러운 의례를 치를 때 입었다는 길복(吉服)인 황룡포(黃龍袍)다.
천자 예복에는 권위와 통치 이념을 나타내는 12가지 무늬인 십이장문(十二章文)을 수놓았다.
해, 달, 산, 꿩, 원숭이와 호랑이를 그려 넣은 제기, 도끼, 낱알 등이 곳곳에 배치됐다.
황룡포 2점과 황제가 길복 위에 입은 남색 옷인 곤룡포 1점이 국립고궁박물관에 나란히 전시됐다.
건륭제 황룡포는 옷감이 얇은 여름용 옷이고, 도광제(재위 1820∼1850) 황룡포는 솜을 넣은 겨울용 의복이다.
백은경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는 10일 황룡포를 설명하면서 "실밥이 전혀 없고 여전히 상태가 좋다"며 "무척 까다롭게 만든 옷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황룡포를 비롯해 중국 선양고궁박물원(瀋陽故宮博物院)이 소장한 귀중한 청나라 유물 120건이 한국을 찾았다.
그중에는 우리나라 국보에 해당하는 국가1급 문물 13건도 포함됐다.
만주족이 세운 청(淸)은 중국에 존재한 마지막 왕조 국가이고, 선양(瀋陽, 심양)은 청나라 초기 수도 '성경'(盛京)이었다.
외국 왕실 문화를 꾸준히 국내에 소개한 국립고궁박물관은 11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특별전 '청 황실의 아침, 심양 고궁'을 열어 선양고궁박물원에 있는 정교하고 아름다운 중국 문화재를 선보인다.
청은 1595년 명나라 황실로부터 '용호장군'(龍虎將軍)에 임명된 누르하치(1559∼1626)로부터 사실상 시작됐다.
그는 행정과 군대를 여덟 개 기(旗)로 조직한 팔기(八旗) 제도를 시행하고 만주 문자를 제정했다.
또 여진 세력을 통합하고 1616년 후금을 건국했다.
중국 동북 지방에서 세력을 키운 후금은 1625년 랴오양(遼陽)에서 북쪽 선양으로 수도를 옮겼고, 누르하치 아들 홍타이지는 1636년 국호를 청으로 바꿨다.
1644년 이자성의 난이 일어나 명이 멸망하자 청은 대륙 전체를 다스리게 됐고, 베이징(北京)으로 천도하면서 선양은 제2의 수도로 자리매김했다.
최후의 황제 선통제(푸이)가 1912년 신해혁명으로 퇴위할 때까지 300년 가까이 중국 권력은 청 황제에게 있었다.
이후 선양 고궁은 200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고, 오늘날 베이징 고궁과 함께 온전하게 보존된 중국 황실 궁궐로 평가된다.
전시에는 청나라 문화를 알려주는 다채로운 유물이 등장했다.
특히 죽은 자의 공덕을 기리며 올린 호칭을 새긴 도장인 시보(諡寶)가 눈길을 끈다.
누르하치 후궁이자 홍타이지 생모인 효자고황후 시보는 용 손잡이에 노란색 끈이 달렸는데, 한자와 만주 문자를 절반씩 새겼다.
시보를 담은 시보함은 내함과 외함으로 구성되는데, 용과 봉황 문양으로 장식하고 금칠을 했다.
시보와 시보함, 황룡포는 모두 황제를 상징하는 색상인 노란색이고, 황제의 동물이라는 용을 장식 요소로 활용했다.
누르하치가 명으로부터 받은 칼, 홍타이지가 입은 일상복과 전쟁터에서 쓴 칼, 황제 초상화, 황제가 집무를 보는 공간인 대전 안에 둔 코끼리 모양 장식품, 푸른색 물총새 깃털과 진주·마노·산호·비취 등으로 꾸민 후비(后妃)의 모자도 공개됐다.
적군이 침략했을 때 두드려 소리를 내는 운판(雲板)도 나왔는데, 표면에 누르하치 연호인 '천명'(天命)이 있다.
문인화가 오력(吳歷)이 그린 석벽소송도(石壁疏松圖), 불교에서 상서롭게 여기는 여덟 가지 기물을 형상화한 팔보(八寶), 뚜껑에 용과 구름무늬를 조각한 휴대용 냉장상자 등 여러 그림과 글씨, 공예품, 생활용품도 관람객과 만난다.
전시는 청나라 건국 과정을 설명한 '후금, 일어나다'로 시작해 '청나라의 발흥지', '제왕의 기상', '청 황후와 비의 생활'로 이어진다.
또 다른 전시 공간은 '황실의 취향', '황실의 종교'를 다뤘다.
고궁박물관은 특별전과 연계해 11일 리리(李理) 선양고궁박물원 부원장 강연회를 열고, 내년 1월 30일과 2월 6일에도 청나라 건국과 발전 등을 주제로 강연회를 진행한다.
고궁박물관은 내년 9월에 교류전 형태로 우리나라 유물을 가져가 선양에서 특별전을 개최한다.
지병목 국립고궁박물관장은 "청나라 유물은 우리와 유사한 점도 있지만, 다른 부분도 있다"며 "자신을 이해하려면 주변을 알아야 하는데, 많은 사람이 전시를 통해 청나라 황실의 다양한 면모를 확인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