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의 아이들은 가난하고 헐벗었어도 낙천적이고 작은 것에도 만족하며 미소를 짓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도왔다기보다는 그 저 사랑을 주고받았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코이카 주최로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4회 대한민국 해외봉사상' 시상식에서 대상인 대통령 표창을 받은 살레시오수녀회 김기례(63) 수녀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평생 수도자로 살면서 받은 사랑을 나누는 작은 의무를 실천했을 뿐인데 상을 받아 송구하고 감사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살레시오수녀회는 일반 원조단체가 아니고 수도자로서 교육하면서 복음도 전하고 있기에 단기적인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현지인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로의 삶을 지향한다"고 소개했다.

김 수녀는 1989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로 부임해 빈민 지역에 보육원을 비롯해 초중등학교를 세워 운영하면서 20여년 간 청소년 대상 기술교육 등에 헌신해 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마다가스카르는 세계 경제순위 145위의 최빈국 중 하나로, 자주 전기가 끊기는 것은 물론이고 낙후된 교육·의료 등 인프라 부족으로 발전이 더디지만 그렇다고 분노하거나 절망하기보다는 웃음과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고 말했다.

또 "핏줄이 달라도 먼 친척이 고아가 되면 가족처럼 맞이하는 '피하바나나(형제적 결속)' 문화가 있어서 공동체 정신이 살아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살레시오수녀회는 마다가스카르에서 고아를 돌볼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는 취업을 장려하기 위해 조리·제빵·미용·양재·비서·경리 등을 가르친다.

학부모 대상 교육과 이동보건소도 운영하며 청소년센터를 세워 스포츠·연극·춤·노래·컴퓨터·미술·뜨개질 교실도 연다.

그는 "기술교육은 아이들이 가난의 질곡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졸업 후 당당한 사회구성원이 되고 결혼해 자녀와 함께 학교를 찾아오거나 봉사자로 나눔에 앞장설 때 보람을 느낀다"고 활짝 웃었다.

김 수녀는 "해외 봉사를 할 때에는 물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개발도상국이라고 해서 인간성마저 낙후됐다는 편견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인간 대 인간으로 대하고 또 형체처럼 어울리는 한편 현지인 스스로 삶을 변화 시켜 난관을 헤쳐나가도록 동반자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