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채를 쓰는 사람 가운데 60대 이상 고령층과 가정주부의 비중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41만명 불법사금융 대출…60대 이상·가정주부 비중 급증
금융감독원이 9일 발표한 ‘2018년 불법사금융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사금융 이용자는 41만 명으로 추정됐다. 국내 성인 인구(약 4100만 명)의 1% 규모다. 불법사금융 이용금액은 7조1000억원으로, 전체 가계빚(가계신용)의 0.46%를 차지한 것으로 추산됐다.

실태조사가 처음 이뤄진 2017년(51만8000명, 6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대출 이용액은 소폭 늘었고 이용자 수는 20.8% 급감했다. 금감원은 “장기연체자 신용회복 지원과 같은 포용금융 정책 등으로 인해 이용자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불법사채를 쓰는 사람은 남성이 51.9%, 여성이 48.1%였다. 여성 비중이 1년 전(37.5%)보다 크게 늘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41.1%로 가장 많았고 50대(27.5%), 40대(21.7%), 30대(7.1%), 20대 이하(2.6%)가 뒤를 이었다. 60대 이상 고령층의 비중이 전년(26.8%) 대비 14.3%포인트 뛴 점이 눈에 띈다.

직업별로 보면 생산직(29.5%)과 자영업자(27.2%)가 주류를 이뤘다. 가정주부 비중은 22.9%로 1년 전(12.7%)보다 10.2%포인트 상승했다. 월소득은 200만~300만원(27.3%)인 사람이 가장 많았다. 월소득이 600만원을 넘는 고소득자도 13.1%였는데, 대부분 자금 사정이 취약한 사업자 등으로 추정됐다.

돈을 빌린 목적은 가계생활자금(39.8%), 사업자금(34.4%), 다른 대출금 상환(13.4%) 등의 순이었다. 불법사금융의 평균 대출금리는 연 26.1%였다. 이용자의 45%는 법정최고금리(연 24.0%)를 넘는 고금리를 물고 있었다. 최대 연 60.0% 금리도 있었다. 금감원은 한국갤럽에 의뢰해 성인 5000명을 심층면접 방식으로 조사, 국민 전체의 이용 규모 등을 추정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