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거래 중인 대기업 외에 다른 업종 대기업에도 기술을 납품할 수 있도록 소통의 장을 만들 겁니다.”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사진)은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거래 중인 대기업 외에는 거래가 불가능한 경직적 구조 탓에 중소기업이 덩치를 못 키우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 위원장은 이날 “동반위의 핵심 사업인 기술구매 상담회를 다른 업종 교류 사업으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선 A 대기업에 기술을 납품하는 중소기업은 같은 기술을 다른 대기업에 납품할 수 없는 게 관행”이라며 “아무래도 다른 업종 간에는 경쟁 강도가 약하기 때문에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이어 “예컨대 전자 분야 중소기업이 전자 대기업뿐 아니라 자동차나 화학 업종 대기업에도 기술을 납품할 수 있는 생태계가 마련되면 중소기업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중소기업이 수직적인 산업 생태계에서 벗어나 수평적 생태계의 일원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내년부터 ‘동반성장 제품 인증제도’도 도입한다. 권 위원장은 “식품산업에 우선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정 무역을 통해 생산된 커피콩에는 ‘공정 무역’ 인증마크를 붙이는 것처럼, 공정거래를 준수하고 협력사의 기술 개발, 제품 납품 등을 돕는 대기업 제품에는 인증 마크를 부착한다는 것이다. 권 위원장은 “인증 제품이 더 잘 팔릴 거라는 기대보다는 동반성장에 대한 인식 확산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