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연안여객선 안전 운항 강화 정책토론회'
"선원, 불이익 우려 선박결함 외면…노조에 신고센터 설치해야"
배를 가장 잘 아는 선원들이 각종 불이익을 우려해 선박 결함 신고를 주저하는 만큼 노조에 '결함선박 신고센터'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6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개최한 '연안여객선 안전 운항 강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최순 전국선박관리선원노동조합 조직교섭 국장은 "공익신고자 보호제도를 구축해 해양사고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국장은 "선원들은 선박에 잠재된 심각한 결함들을 가장 잘 알고 있지만 이런 결함을 선사나 정부에 신고하면 선사로부터 인사상 불이익이나 고용해지를 당할 수 있고 평판이 나빠져 재취업도 힘들 수 있다고 우려해 신고를 주저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박 결함 신고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사·정 동수로 구성된 '해사안전보건위원회'를 설치하고 산하에 노조가 운영하는 결함선박 신고센터를 만들면 선원들이 안심하고 결함을 신고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또 결함 신고를 현행 공익신고자 보호제도와 연계하면 신고자가 불이익을 당할 염려가 줄고 포상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특히 단기·반복 운항을 주로 하고 자본 규모가 영세한 내항 여객선들이 선박의 노후화와 빈번한 입출항 등으로 중대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외항선이나 화물선에만 도입하고 있는 준사고보고 제도를 내항선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준사고보고 제도는 선박소유자나 선박 운항자가 관리 선박에서 발생한 준해양사고 사례를 자율 통보하면 중앙해양안전심판원에서 이를 분석해 교훈을 발굴하는 제도다.

교훈 있는 준해양사고를 가장 많이 통보한 회사에는 포상한다.

최 국장에 앞서 발표한 김용준 변호사는 "세월호 참사 이전에도 과적 등 결함 신고가 청해진해운 내부에서 이뤄졌지만, 이윤을 우선시하는 선사에 의해 묵살되면서 세월호 참사의 원인이 됐다"며 "신고가 묵살당할 때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이를 문서화해 남기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서에는 어떤 안전관리책임자에게 선박 결함을 신고했는지, 안전관리책임자가 경영진 중 누구에게 보고했는지 등을 실명으로 기재하고, 이런 문서자료를 운항관리자가 점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박래군 4·16재단 운영위원장은 "결함을 제대로 조치하지 않아 대형 해양 사고로 이어졌을 때 기업 경영진과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공무원에게 형사책임을 묻고, 기업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관련 법이 조속히 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