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원들 희생 덕분에 받은 상, 감사하고 미안해…울산 도약해야"
임대 선수로 MVP 받은 김보경 "여러 의견 잘 수렴해 거취 결정"
소속팀이 프로축구 K리그1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음에도 맹활약을 인정받아 시즌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은 김보경(30·울산 현대)은 팀원들에게 공을 돌리며 울산이 아쉬움을 떨치고 도약하기를 바랐다.

김보경은 2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K리그1 어워즈 2019에서 MVP로 선정된 뒤 "다른 후보 3명보다 제가 뛰어나다고 말하기 부끄럽다.

제가 상을 받은 건 저의 장점을 빛나게 만들어주신 김도훈 감독님과 선수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발표된 MVP 투표 결과 문선민(전북), 세징야(대구), 완델손(포항)을 제치고 리그 최고의 별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세 선수와 함께 시즌 베스트 11 미드필더 부문에도 이름을 올려 2관왕에 올랐다.

가시와 레이솔(일본)에서 울산으로 임대돼 팀을 이끄는 역할을 한 김보경은 거취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된 게 없다"며 "구단, 에이전트 등 여러 의견을 잘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임대 선수로 MVP 받은 김보경 "여러 의견 잘 수렴해 거취 결정"
다음은 시상식 뒤 기자회견에서 김보경과의 일문일답.

-- 수상 소감은.
▲ 여기 계신 모든 기자께 감사 인사드린다.

K리그 팬들께도 응원에 감사하다.

저의 장점을 가장 빛나게 만들어주신 김도훈 감독님과 선수들의 희생 덕분인 것 같다.

공을 돌리고 싶다.

-- 시상식 전엔 우승하지 못해 MVP를 받아도 아쉬울 것 같다고 얘기했는데, 실제로 받으니 어떤가.

▲ 제가 다른 MVP 후보 3명보다 뛰어나다고 말하기 부끄럽다.

그런데 제가 받은 건 선수들의 희생과 노력 덕분이다.

그래서 제가 슬퍼만 하는 건 그 선수들에게 미안한 일이 될 것 같다.

감사하기도, 미안하기도 하다.

-- 각 팀 선수 투표에서도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어떤 의미가 있나.

▲ 여기서 처음 듣는 사실이라 놀랍다.

선수들이 저의 좋은 면을 많이 봐준 것 같다.

-- 임대 신분으로 리그 최고 선수로 인정받았는데, 새 시즌 거취는.
▲ 우승 여부에 따라 미래가 바뀔 것 같다고 얘기해 왔는데…. 미래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라는 점 잘 안다.

제 의견도 중요하지만, 구단, 에이전트 등 여러 의견을 잘 수렴해 결정해야 할 것 같다.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된 게 없어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임대 선수로 MVP를 받는 것이 이례적인데, 의미를 부여한다면.
▲ 사실 울산에는 (이)근호 형, (박)주호 형, (김)창수 형 등 대표팀에 봐온 선수들이 많고 아는 선수들이 많아서 원래 있던 팀 같은 느낌이었다.

제 플레이를 잘 아는 선수들이라 적응이 빨랐던 것 같다.

임대 선수로 MVP 받은 김보경 "여러 의견 잘 수렴해 거취 결정"
-- 수상 소감에서 내년의 울산에 대한 생각을 많이 밝혔는데.
▲ 어느 팬께서 '운동선수가 존경을 받고 명예를 가지는 이유'에 관해 물으신 적이 있다.

운동선수는 치열한 경쟁에서 공정하게 도전하고, 성공하면 다음 도전을 하고 실패해도 또 도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팬들이 K리그를 사랑하고 찾아주시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저희가 포기하고, 여기까지라고 생각한다면 팬들의 실망이 클 것이다.

그건 우리가 할 일이 아니다.

울산 프런트와 선수 모두 여기서 많은 걸 배워서 다음으로 도약해야 한다.

-- 올해 시작하며 울산의 우승과 국가대표팀 복귀를 목표로 세웠는데, 이제 대표팀에 합류해 동아시안컵을 치르게 됐다.

목표는.
▲ 대표팀에서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다.

문선민 등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선수들이 합류해서 기대된다.

이번 시즌을 시작하며 세운 목표들을 다 이루지는 못하고 있지만, 계속 노력하겠다.

-- K리그에서 세 번째 시즌 만에 MVP가 됐다.

이에 대한 생각은.
▲ 행운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리그 정상급 팀에 몸담고 경기하는 건 한정적인 선수만 누리는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우승 경쟁을 하는 두 팀(전북·울산)에 있었기 때문에 MVP가 더 빨리 왔다고 생각한다.

두 팀이 저의 장점을 잘 꺼내줬던 팀들이라 감사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