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하며 신세계 대표로 내정된 것이다. 차 대표의 승진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화장품 사업 호조 등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낸 데 대한 성과 평가 성격과 함께 신세계백화점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전략이란 해석이 나온다. 기존 장재영 신세계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로 자리를 맞바꿨다.
당초 유통가에서는 7년간 자리를 지켜온 장재영 대표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있었다. 장 대표가 어려운 유통환경에서도 신세계백화점의 호실적을 이끌어내며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다른 오프라인 매체들이 침체를 겪고 있을 시기인 지난 3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그룹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신세계인터내셔널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단 분석이다. 국내 패션부문을 신설해 부문 대표 체제를 도입하는 등 국내패션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더불어 신규사업 추진 강화를 위해 사업기획본부를 신설했고, 산하에 신규사업담당, 기획담당, 마케팅담당을 편제했다. 신세계인터내셔널 국내 패션부문 대표에는 신세계 상품본부장 손문국 부사장보가 내정됐다.
면세점은 손영식 신세계디에프 대표가 유임됐다. 손 대표는 신세계그룹이 면세사업 시작한 이후 줄곧 대표직을 맡고 있다. 유통가에서는 손 대표가 신세계면세점을 `빅3`까지 안착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보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3분기 매출을 통해 올해 흑자로 돌아선 상황이다.
이와 함께 신세계그룹은 미래 준비를 위한 기반 마련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각 사별 조직도 개편했다. 신세계는 상품경쟁력 강화를 위해 식품생활담당을 식품담당과 생활아동담당으로 나누는 한편, 조직 시너지 강화를 위해 패션자주담당과 브랜드전략담당 기능을 통합해 패션브랜드담당으로 개편했다. 또 신규 프로젝트 강화를 위해 인테리어담당과 D-P/J(대전 신세계 사이언스 콤플렉스 프로젝트) 담당도 신설했다. 신세계디에프는 기존 마케팅담당을 디지털경영담당 및 전략영업담당으로 이원화해 디지털 및 마케팅 역량 강화에 나선다.
한편, 같은날 현대백화점그룹도 사장단 인사에 이어 60대생 인사를 대거 승진시킨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이제 유통가의 관심은 앞으로 남아있는 롯데쇼핑 인사에 쏠려 있다. 지난 인사에서 안정을 선택한 바 있는 롯데는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의 관심은 이번 정기인사에 이원준 롯데 유통 비즈니스유닛(BU)장의 교체 여부에 쏠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