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사격장 156만㎡ 둘레에 철조망 설치 내달 결정

국방부가 공군사격장으로 사용 중인 경북 상주시 낙동강 변의 부지에 출입을 막으려고 하자 농민이 반발하고 있다.

28일 국방시설본부와 상주시 등에 따르면 공군 16전투비행단은 상주시 중동면 낙동강 변 156만여㎡의 전투기 사격장 둘레에 철조망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국방부는 농민 19명이 공군사격장 내 부지를 헐값에 빌린 뒤 영농조합법인에 불법 임대하고 쌀 직불금 등을 받은 혐의로 적발되자 아예 사격장 부지를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상주시는 하천부지 점용허가를 내줬기 때문에 국방부가 불법임대에 대한 관리·감독을 해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했다.

공군은 국토교통부로부터 국유지를 무상임대 받아 50년 넘게 전투기 연습탄 훈련장으로 사용해왔다.

국방부와 공군의 철조망 설치 계획에 농민은 반발하고 있다.

사격장 부지의 절반이 넘는 땅을 빌려 수십 년 동안 합법적으로 농사를 지어왔는데 갑자기 봉쇄한다는 것은 잘못된 행위라는 것이다.

농민들은 낙동강 변의 넓은 부지에 우엉 등 뿌리식물 농사를 지어 소득을 올려왔다.

일부 주민은 "전투기 소음이 심해 사격장을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았다.

김순필 국방시설본부 서기관은 "공군 16전투비행단이 다음 달 12일 주민설명회를 열어 철조망 설치 여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농사를 짓도록 허용하는 것도 낙동강 오염의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상주시 관계자는 "낙동강 물이 영남권 식수로 이용되는데 낙동강 변에 대규모 농사를 지으면 농약과 비료 사용으로 수질 오염이 우려된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