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토론회…"미성년자 의제강간 연령 높여 성적 착취 방지해야"
아동·청소년 노리는 온라인 그루밍…"명확한 처벌규정 필요"
아동·청소년을 노린 '그루밍 성폭력'을 근절하려면 성인이 온라인에서 성적 의도를 가지고 아동·청소년에게 만남을 요구하는 행위 등도 처벌하는 명확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또 만 13세 미만 아동과의 성관계만을 강간으로 간주해 처벌하는 현행 형법상 '의제강간 연령'을 높여 미성년자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성적 착취를 방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법무법인 온세상 김재련 대표 변호사는 28일 청소년 인권단체 탁틴내일 주최로 열린 아동·청소년 성착취 근절 토론회에서 온라인 그루밍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어 명확한 판단이 어렵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제안했다.

김 변호사는 "온라인 그루밍은 오프라인과 달리 물리·언어적인 폭력이 드러나지 않아 상황마다 다른 법적 판단이 내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루밍 성폭력이란 피해자가 심리적으로 자신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 성적으로 학대하거나 착취하는 행위다.

온라인 그루밍은 채팅앱이나 게임 등을 통해 피해자와 실제 만남 없이도 이뤄지는 행위를 말한다.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을 지낸 김 변호사는 온라인으로 아동·청소년이나 아동·청소년으로 인식한 자에게 성적 의도가 담긴 대화를 유도하는 행위, 나체 등 성적 불쾌감을 유발하는 사진 등을 전송·요구하는 행위 등도 모두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께 발제자로 나선 권현정 탁틴내일청소년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현행 형법하에서는 13세 이상∼19세 미만 청소년을 그루밍 성폭력으로부터 지키기 어렵다"며 "청소년의 동의 여부보다 이들에 대한 성적 착취와 학대로부터의 보호가 중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