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우승 행사에서 감사패 받아…"은퇴 후에도 두산 위해서"
'두산 현역 선수로 마지막 행사' 배영수 "정말 행복합니다"
"제가 두산 베어스에 왔을 때 싫어하신 팬들도 있을 겁니다.

"
프로야구 두산의 베테랑 투수 배영수(38)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몇몇 팬들은 "없어요"라고 외쳤다.

감격에 찬 얼굴로 씩 웃은 배영수는 "정말 많은 분께 도움을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고개를 숙이며 "앞으로도 두산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배영수는 24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통합우승 기념 곰들의 모임'에서 감사패를 받았다.

무대에 오른 배영수는 "두산에서 온 지 10개월이 됐다.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라고 운을 뗀 뒤 "전풍 대표이사님, 김태룡 단장님, 김태형 감독님, 그리고 팬들께서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내가 두산에 온다는 소식에 좋아해 주신 분들도, 싫어하는 분들도 계셨을 것이다.

나는 참 행복했다"고 했다.

배영수가 '두산 선수'로 마지막으로 치른 구단 행사였다.

배영수는 진심을 담아 팬과 구단에 고마움을 표했다.

'두산 현역 선수로 마지막 행사' 배영수 "정말 행복합니다"
배영수는 이미 은퇴를 결정했다.

2020년에는 두산에서 코치로 새 출발을 할 계획이다.

2000년 삼성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를 밟은 배영수는 20시즌 동안 뛰며 499경기 138승 122패 3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4.46을 올렸다.

2004년에는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도 올랐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KBO리그를 지배하던 배영수는 2007년 팔꿈치 수술 뒤, 구속이 뚝 떨어졌다.

그러나 배영수는 치열하게 '구속'과 싸우며 직구 구속을 시속 140㎞대 중반으로 회복했고, 노련한 투구로 마운드에서 버텼다.

그리고 그의 말처럼 하늘에서 선물을 줬다.

2018년 시즌 종료 뒤 한화와 협의 끝에 방출 명단에 오른 배영수를 두산이 영입했다.

배영수는 두산에서 마지막 공을 힘차게 던졌다.

그는 현역 마지막 투구를 '하늘에서 준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배영수는 10월 26일 서울시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KS) 4차전, 11-9로 앞선 연장 10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등판해 박병호를 삼진, 제리 샌즈를 투수 땅볼로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두산은 4승으로 KS를 끝내고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배영수는 KS가 끝난 뒤, 은퇴 선언을 했다.

'두산 현역 선수로 마지막 행사' 배영수 "정말 행복합니다"
은퇴를 선언한 뒤, 배영수를 찾는 사람은 더 많아졌다.

은퇴 행사 전 만난 배영수는 "정말 바쁘게 지냈다.

정말 고맙게도 많은 분께서 찾아주시고 '작은 은퇴식'도 열어주셨다"며 "나는 정말 행복한 야구 선수였다"고 웃었다.

배영수는 12월 초에 열리는 각종 시상식에도 '수상자'로 참여한다.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면서도 배영수는 '낯선 기분'을 느낀다.

그는 "작년까지만 해도 이 시기부터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그런데 올해는 KS가 끝난 뒤 한 번도 운동 기구를 들지 않았다"며 "12월에 자주 찾았던 일본 돗토리 훈련장도 가지 않는다.

대신 12월 중순에 미국으로 여행을 갈 생각이다.

이런 상황이 참 낯설다"고 했다.

'두산 현역 선수로 마지막 행사' 배영수 "정말 행복합니다"
하지만 미련은 없다.

그는 "배영수답게, 뒤를 돌아보지 않겠다.

세이버메트릭스 관련 도서 등 최근에 책을 많이 읽고 있다"고 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였던 배영수는 이제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해 준비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