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MS, 데이터로 기사회생"…"AI끼리 소통하는 시대 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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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AT커니 디지털 비즈니스 포럼 2019
고순동 < 한국MS 사장 >
김윤 < SK텔레콤 AI센터장 >
고순동 < 한국MS 사장 >
김윤 < SK텔레콤 AI센터장 >
“2020년까지 175제타바이트(ZB: 10의 21제곱바이트) 규모의 데이터가 전 세계에서 모입니다. ‘데이터 중심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면 몰락하는 시대입니다. MS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21일 고순동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사장은 ‘디지털 비즈니스 포럼 2019’ 기조강연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데이터’를 꼽았다.
MS, 데이터 사회 외면하다 위기
고 사장은 데이터 중심 사회를 촉진한 배경에 클라우드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아무리 많은 데이터가 있어도 이를 저장할 공간이 없었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며 “클라우드를 통해 데이터를 담고, 분석하고, 가공한 뒤 사업에 적용하는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면 기업은 존폐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 사장은 데이터 중심의 사회를 받아들이지 못해 위기를 겪었던 대표 사례로 MS를 들었다. MS는 1975년 설립 이후 30여 년간 소프트웨어 사업모델에만 발목 잡혀 있었다. 매너리즘에 빠진 MS는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급격하게 몰락하기 시작했다.
2014년 2월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하면서 MS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세간에서 “이날이 없었다면 MS는 망했을 것”이라는 얘기를 듣는 인물이다. 나델라 CEO는 전체 조직에 자율권을 주고 혁신적인 제품이 나오도록 독려했다. 그는 MS 직원들의 마음가짐을 과거 영광을 답습하려는 ‘고정된 사고방식(fixed mindset)’에서 새 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찾으려는 ‘성장지향 사고방식(growth mindset)’으로 변화시켰다. MS 직원들은 데이터 중심 사회의 중요성을 발견하고 클라우드와 데이터 관련 개발에 집중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물이 MS의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와 클라우드용 소프트웨어인 ‘오피스365’다. MS는 세계 140개 이상 국가에 54개의 데이터센터 허브를 두고 있다. 전체 매출 중 애저 등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윈도·오피스 매출을 뛰어넘었다.
고 사장은 “MS는 스타벅스, AT&T, LG전자 등 글로벌 기업과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 협업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양자컴퓨팅 등의 분야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쓸 만한’ 데이터 확보가 관건
김윤 SK텔레콤 AI센터장도 데이터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더 향상된 AI 기술을 위해서는 다양한 데이터가 필요해서다.
SK텔레콤은 여러 차례 데이터 가공을 통해 ‘쓸 만한’ 데이터를 도출하고, 이 결과를 사업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주로 쓰이는 분야는 고객 대상 마케팅이다. 이 과정에서 핵심 기술은 클라우드와 AI다. SK텔레콤은 고객의 소비성향 및 디지털 동향과 관련한 데이터를 클라우드를 통해 분석했다. 이후 AI를 통해 개별 소비자에 걸맞은 마케팅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김 센터장은 데이터를 모으는 것만큼이나 데이터를 골라내는 기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몸에 피가 흐르지 않으면 죽는 것처럼 AI에도 충분한 데이터가 흘러야 한다”며 “다만 모든 피가 깨끗하지 않듯, 데이터 역시 불필요한 것이 워낙 많아 이를 정제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인화된 고객 마케팅 알고리즘은 상당한 효과를 불러왔다. 김 센터장은 “고객별 데이터 분석을 통한 마케팅이 매출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게 숫자로 증명됐다”며 “지금도 고객센터에 전화하거나 ‘T월드(SK텔레콤의 고객 전용 플랫폼)’에 접속할 때마다 꾸준하게 고객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앞으로 AI는 인간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증강지능(augmented intelligence)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은/안효주 기자 soul@hankyung.com
21일 고순동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사장은 ‘디지털 비즈니스 포럼 2019’ 기조강연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데이터’를 꼽았다.
MS, 데이터 사회 외면하다 위기
고 사장은 데이터 중심 사회를 촉진한 배경에 클라우드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아무리 많은 데이터가 있어도 이를 저장할 공간이 없었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며 “클라우드를 통해 데이터를 담고, 분석하고, 가공한 뒤 사업에 적용하는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면 기업은 존폐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 사장은 데이터 중심의 사회를 받아들이지 못해 위기를 겪었던 대표 사례로 MS를 들었다. MS는 1975년 설립 이후 30여 년간 소프트웨어 사업모델에만 발목 잡혀 있었다. 매너리즘에 빠진 MS는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급격하게 몰락하기 시작했다.
2014년 2월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하면서 MS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세간에서 “이날이 없었다면 MS는 망했을 것”이라는 얘기를 듣는 인물이다. 나델라 CEO는 전체 조직에 자율권을 주고 혁신적인 제품이 나오도록 독려했다. 그는 MS 직원들의 마음가짐을 과거 영광을 답습하려는 ‘고정된 사고방식(fixed mindset)’에서 새 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찾으려는 ‘성장지향 사고방식(growth mindset)’으로 변화시켰다. MS 직원들은 데이터 중심 사회의 중요성을 발견하고 클라우드와 데이터 관련 개발에 집중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물이 MS의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와 클라우드용 소프트웨어인 ‘오피스365’다. MS는 세계 140개 이상 국가에 54개의 데이터센터 허브를 두고 있다. 전체 매출 중 애저 등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윈도·오피스 매출을 뛰어넘었다.
고 사장은 “MS는 스타벅스, AT&T, LG전자 등 글로벌 기업과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 협업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양자컴퓨팅 등의 분야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쓸 만한’ 데이터 확보가 관건
김윤 SK텔레콤 AI센터장도 데이터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더 향상된 AI 기술을 위해서는 다양한 데이터가 필요해서다.
SK텔레콤은 여러 차례 데이터 가공을 통해 ‘쓸 만한’ 데이터를 도출하고, 이 결과를 사업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주로 쓰이는 분야는 고객 대상 마케팅이다. 이 과정에서 핵심 기술은 클라우드와 AI다. SK텔레콤은 고객의 소비성향 및 디지털 동향과 관련한 데이터를 클라우드를 통해 분석했다. 이후 AI를 통해 개별 소비자에 걸맞은 마케팅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김 센터장은 데이터를 모으는 것만큼이나 데이터를 골라내는 기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몸에 피가 흐르지 않으면 죽는 것처럼 AI에도 충분한 데이터가 흘러야 한다”며 “다만 모든 피가 깨끗하지 않듯, 데이터 역시 불필요한 것이 워낙 많아 이를 정제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인화된 고객 마케팅 알고리즘은 상당한 효과를 불러왔다. 김 센터장은 “고객별 데이터 분석을 통한 마케팅이 매출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게 숫자로 증명됐다”며 “지금도 고객센터에 전화하거나 ‘T월드(SK텔레콤의 고객 전용 플랫폼)’에 접속할 때마다 꾸준하게 고객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앞으로 AI는 인간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증강지능(augmented intelligence)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은/안효주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