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링스톤·포브스·CNN "문화적 사각지대 드러내"
미국 음악계가 방탄소년단(BTS)을 수상 후보에 올리지 않은 그래미에 대해 "시대에 뒤떨어진 판단"이라며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방탄소년단 노래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를 함께 작업한 가수 할시(Halsey)는 그래미상 후보가 발표된 지난 20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BTS는 많은 후보에 들 자격이 있었다"고 썼다.

이어 "그러나 그들이 (그래미에서) 인정받지 못한 것이 놀랍지 않다"며 "미국은 전체적인 변화에 매우 뒤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변해야 할 때"라고 썼다.

음악 매체 '롤링스톤'도 할시와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이날 롤링스톤은 'BTS가 그래미에서 완전히 배제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BTS의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 앨범은 비욘세 음반보다 많이 팔렸고, 이렇게 빨리 빌보드 앨범차트 1위에 오르기는 비틀스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도 BTS의 후보 지명 제외는 음악산업의 현실과는 강렬히 대비된다"며 "그래미는 늘 그렇듯이 시대에 뒤처져 있다.

이제 글로벌하게 생각해야 할 시점이 됐음을 솔직히 인정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의 음악전문기자 브라이언 롤리는 이날 기사에서 빌보드 200 1위, 월드 투어 흥행 등 방탄소년단이 거둔 성과를 거론하며 그래미 후보 지명 제외를 비판했다.

롤리는 "BTS가 올해의 앨범이나 레코드는 아니더라도,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나 베스트 팝 보컬 앨범 혹은 최소한 베스트 월드 뮤직 앨범 후보에 오를 것으로 보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2020년 그래미상 후보에서 방탄소년단을 탈락시킴으로써 미국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는 문화적 사각지대를 다시 드러냈고, 슬프게도 대중음악 트렌드와 소통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꼬집었다.

이날 CNN은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후보에 단 한 개 부문에서도 오르지 못했다"며 "'아미'들이 즉시 소셜미디어에 분노를 표출했다"고 보도했다.

그래미상은 음악인·음악산업업계 종사자 등으로 구성된 미국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로 수상자를 가린다.

미국 음악상 중 가장 큰 규모와 권위를 자랑하지만, 비영어권 아티스트와 힙합·랩 장르에 배타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