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유망주 출혈 없이 25세 군필 포수 영입
영리한 트레이드…FA 헛돈 쓰던 롯데가 달라졌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자유계약선수(FA), 2차 드래프트가 아닌 트레이드로 포수 보강 약속을 지켰다.

롯데는 21일 한화 이글스와의 2:2 트레이드로 포수 지성준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1루수 김주현도 함께 데려왔다.

대신 선발 요원 장시환과 신인 포수 김현우를 한화에 내줬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롯데가 포수 영입에 나설 것이라는 건 기정사실이었다.

롯데는 2017년 11월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뒤 2년째 후계자를 찾지 못해 힘겨운 시즌을 치렀다.

롯데는 올 시즌 김준태, 나종덕, 안중열이 돌아가면서 안방을 책임졌지만, 공수에서 한계를 절감하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FA 시장이 개장했을 때만 해도 롯데가 통 크게 지갑을 열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었다.

그러나 롯데는 즉시 전력감으로 꼽힌 FA 포수 이지영, 김태군에게 계약 상한선을 제시한 뒤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미련 없이 철수했다.

2차 드래프트에서도 취약 포지션인 포수를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이해창 등 몇몇 베테랑 포수들을 패스했다.

롯데는 어쩌면 가장 손쉬울 수 있는 FA, 2차 드래프트를 건너뛰고 가장 성사되기 어려운 트레이드에 성공했다.

그것도 10개 구단 백업 포수 중에서 최상급이라고 할 수 있는 지성준을 데려왔다.

지성준은 올 시즌 58경기에서 타율 0.250에 2홈런 장타율 0.365를 기록했다.

지난해엔 0.275의 타율에 7홈런 2타점 장타율 0.411을 마크했다.

한화에서 주전 포수 최재훈에게 가렸던 지성준에게 롯데 이적은 잠재력을 터트릴 기회다.

롯데는 1군에서 167경기에 뛴 1994년생 군필 포수를 영입하며 경험과 미래를 동시에 취했다.

반대급부로 올 시즌 선발의 한 축으로 활약한 베테랑 투수 장시환을 내주긴 했지만, 김원중·윤성빈 등 투수 유망주는 지켜냈다.

과거의 롯데였다면 출혈 경쟁을 감수하고서라도 이지영과 김태군, 둘 중 한 명을 영입했을 가능성이 크다.

롯데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FA 계약에 500억에 달하는 돈을 쏟아부으며 우승 열망을 드러냈다.

그때마다 거품 몸값, 잉여 투자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17년 4월 kt wiz와의 2:2 트레이드에서는 투수 유망주 배제성을 내줬다.

배제성은 올해 kt 토종 투수 최초로 10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번 트레이드를 지휘한 성민규 롯데 단장은 출혈을 최소화하면서 팀의 가장 가려운 곳을 효과적으로 긁어냈다.

롯데는 'FA 미아'였던 노경은과 최근 2년 11억원에 계약하며 장시환의 빈 자리를 채울 대체자를 마련해 둔 상태다.

과거 FA 시장에서 헛발질이 잦았던 롯데가 달라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