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격'…버스 이은 철도 파업에 고양시민 불편 가중(종합)

명성운수 20개 노선 버스 끊기고 경의중앙선 감축 운행…출퇴근 혼잡 우려
고양시, 전세버스 이어 시내버스·마을버스·택시 등 전면 투입

20일 서울시와 경기도 고양시를 연결하는 20개 노선 270여 대 버스를 운행하는 고양지역 버스업체 명성운수 노조의 파업이 이틀째 계속된 데 이어 전국철도노동조합도 이날 오전 9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고양지역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이날 명성운수 노조의 파업으로 광역버스인 M7129·1000·1100·1900·3300·9700·1082·1500번, 좌석버스인 830·870·871·108·921번, 시내버스인 72·77·82·66·11·999번 등 운행이 이틀째 중단됐다.

이로 인해 이날 일산서구 대화역 버스정류장에는 강추위 속에 서울로 출근하려는 시민들의 대기 행렬이 이른 아침부터 20m 이상 이어졌다.

전날 명성운수 파업 소식에 일부 시민은 자가용으로 출근을 했지만, 서울역과 신촌 등지에 직장을 두고 버스로 출근하려는 시민들은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서울역 인근으로 출근하는 시민 이수현(37)씨는 "회사에 주차공간도 없어 버스로 출퇴근을 했는데, 버스회사의 파업이 장기화한다면 당분간 유료주차장을 이용해야 할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영등포에 직장을 둔 김호석(42)씨는 "어제도 강추위 속에 10여분 이상 버스를 기다렸는데 오늘은 조금 더 기다린 것 같다"면서 "이번 주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한 뒤 파업이 장기화한다면 다음 주부터는 자가용을 이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하루빨리 노사 간 협상이 진행돼 시민 불편을 줄였으면 좋겠다"면서 "노사가 서로 이해와 양보하고 시민을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와 고양시는 파업으로 인한 출·퇴근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날 고양∼서울역 노선에 전세버스 20대를 긴급 투입해 대체했다.

그러나 매서운 추위에 파업 소식을 알지 못한 채 출근길에 나선 시민은 서둘러 지하철을 이용하거나 택시를 타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명성운수 파업으로 일산 대화역에서 인천공항을 운행하는 3300번 이용객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

고양시는 경기도와 협의, 3300번 대체노선인 7400번을 증차 운행할 예정이다.

경기도와 고양시는 이날부터 고양∼영등포 노선에도 전세버스 10대를 추가 투입했다.

이와 함께 시내버스 10대를 파업 구간 노선에 배치하고, 마을버스 4개 업체의 버스 10대도 투입해 시내 외곽·취약지역부터 서울까지 운행하기로 했다.

또 공무원 통근버스와 고양시 산하기관의 관용차량을 투입하는 한편,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택시 등 임시 교통수단도 동원하는 등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버스는 대체버스·임시운행 등 안내문구가 표기돼 기존 버스와 마찬가지로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이재준 시장은 "출·퇴근 인파가 몰리는 오전 6시 30분부터 2시간, 오후 5시부터 3시간 동안 택시 50여 대를 대화·주엽·마두·백석역 등 중앙로 4개 거점지역에 집중 배치한다"며 "상황에 따라 100대로 점차 늘릴 계획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명성운수 노사가 임금 인상 폭 등을 놓고 큰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파업사태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명성운수 노조원들은 이날 고양시 중앙로 버스승강장마다 '시민들에게 드리는 글'이라며 파업 배경이 담긴 설명문을 게재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시민 이상호(53)씨는 "파업 이유가 분명히 있겠지만, 시민들만 불편을 겪어야 하는 이런 상황을 누가 쉽게 이해할 수 있겠냐"며 "시민들을 위해 노사가 하루빨리 타협점을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오전 9시부터 전국철도노동조합이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경의중앙선과 KTX 등을 이용하는 고양시민들은 퇴근시간 때 불편이 가중될 전망이다.

전날까지 하루 162회 운행하던 경의중앙선은 이날 철도노조 파업에 따라 운행 횟수가 124회로 줄었다.

이로 인해 배차간격이 평소 10∼20분에서 이날 낮에는 30분 이상 벌어지는 등 퇴근시간 대 고양·파주 시민들의 불편은 더 커질 전망이다.

명성운수 노사는 지난 5∼10월 모두 9차례 교섭을 했으나 결렬돼 노조가 지난달 22일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했다.

이후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2차례 조정이 실패하자 노조는 결국 19일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

/연합뉴스